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모아놓다

제목인생을 사는데 한번쯤은 탱크처럼 밀어붙일때도 필요하구나.2023-07-02 23:48
작성자 Level 10

처음 만난 아재에게 인생을 배웠습니다.

aj.jpg
오늘 아이폰이 고장나서 수리 받으러 매장에 갔습니다. 

밥 한끼 하고 수리 끝난다는 시간에 왔는데 아직 수리가 안 끝났다며 앉아서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제 앞자리에는 60은 넘어보이는 아재 한 분이 저보다 먼저 와 계셨고 말 좀 섞어보니 산악회 회장 복장에 전혀 아이폰 쓰지는 않으실 거 같은 분이 아이폰 XS 수리 받으러 오셨더군요.


근데 갑자기 저보고 바쁘냐고 묻는데 전혀 바쁘진 않았지만 빨리 집가고 싶어서 아 네.. 라고 대답했는데. 이 아재분은 1시간 정도 기다렸는지 슬슬 스팀을 받기 시작한 모양이었죠.


그러더니 갑자기 집에 빨리 보내줄까요? 하더니


나는 속으로 뭐지?? 했는데 갑자기 애플스토어 한복판에서 책상을 탕탕탕탕탕탕탕탕!!!!!!!!!!!! 치기 시작했고 나는 ᄋ.ᄋ 이 표정으로 X됐다 싶었음.


근데 이 아재는 한 술 더 떠서 고래고래 씨x 담당자 누구야!!!!!! 이러기 시작하더니 고함을 막 치는거! 진짜 성량이 개짖는 소리 좀 안나게 해라!! 그 정도 였음. 당연 직원들 다 뛰어오고 한 직원이 당황해서는 왜. 왜. 왜 그러세요. 라고 묻는데.. 이 아재는 내가 씨x!!! 3시간을 기다렸는데!!!! 나를 병x으로 보는거야!?!?!? 라고 함.


나한테는 방금 1시간 기다렸다고 했으면서. 여튼 직원들 비상걸려서 아재 비위 맞춰주느라 진땀빼더라. 근데 문득 나한테는 왜 빨리 가고 싶냐고 한거지? 라는 생각이 드는 찰나 아재가 또 언성 높이고는 갑자기 나를 가리키면서 이 분도 지금 1시간째 아무것도 못하고 이짜나!!!


너넨 사람이 가만 있으면 병x으로 아는거야!!!! 하는거임..


나는 도착한지 10분 조금 넘었는데...그러니까 또 직원들이 우루루루루 나한테 몰려와서는 아 정말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하는거야.


근데 거기서 아뇨, 저는 온지 10분도 안됐는데요. 할 수가 없었다. 분위기상 그랬어. 그리곤 1분도 안지나서 직원이 발발발 뛰어오더니, 산악회 아재랑 내 폰을 둘 다 가져오더라. "많이 기다리셨냐고. 정말 죄송하다"고 막 사정사정하길그땐 나도 좀 뻔뻔해졌는지 아뇨. 그럴수도 있죠. 하곤 바로 리퍼폰 받아들고 나왔다.


아저씨는 이미 떠난 뒤였고 다 마치고 근처에서 담배하나 피는데, 그 산악회 아저씨가 지나가더라.


서로 알아보곤, 마치 라라랜드 엔딩처럼 끄덕(미소)

끄덕(미소)짓고 바로 헤어졌다.


인생을 사는데 한번쯤은 탱크처럼 밀어붙일때도 필요하구나... 라는 걸 느끼고 온 하루였다.

댓글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