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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혼할 때 재산 분할이 싫어 꼼수 쓴 남편 최후2023-07-08 01:30
작성자 Level 10

남편과 대화가 단절된지 1년이 지났다.

한집에서 밥을 먹고 몸을 씻고 잠을 자지만 상대방이 있어도 없는 것처럼 내가 있는 부분만 시선을 싹 피하며 나는 투명인간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이혼을 해야 할까? 하지만 갓 중학생이 된 자녀가 마음에 걸린다.


엄마엄마 친구랑 떡볶이 먹었는데 엄청 맛있구 엄마랑도 먹으러 가고싶어

다음에 가면 치즈떡볶이로 시키자


이혼가정의 아아로 만들고 싶지 않아....

그리고 내 마음속엔 아직 작은 희망이 있다.

내가 정말 싫었으면 진즉 헤어지자고 했을 텐데 뭐하러 1년 넘게 이렇게 살고 있겠어.

남편의 마음 한켠에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있는 게 아닐까.

때가 오면 전처럼 화목한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몰라...

그러나 며칠 후.

남편은 저에게 이혼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소장을 읽어보고 저는 깨닫게 되었습니다.

재산분할 아내측 0원

이러저러한 사유로 재산이 모두 없어졌다. 재산분할 해줄 것이 없다.

제 몫으로 분할될 재산이 아무것도 없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1년 동안 재산 숨긴거구나..

남편이 모든 재산을 은닉했다는 것을 깨닫자 사랑에 대한 배신감, 슬픔과 분노보다는 눈앞이 막막하고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지 공포감이 들었습니다.


어떡하지? 이런식으로 아이는 어떻게 되는거지?


부모가 이혼한다고 하고 나오면 난 정말 한푼도 못받는 건가?

부족함 없이 키우고 싶은데

내 딸... 얼마나 상처받을까...

어떡해..... 이 집에서 계속 살아왔는데...아파트는?

내가 나가야 하는 건가?


십수년 넘게 아이를 키우며 함께 살아왔는데...

난 어디로 가....?

어디로...?


변호사님께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찾아왔어요..

놀라셨겠어요..

모르겠어요... 

제가 재산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되었는지 한번 조사해 볼게요.


너무 걱정 마세요.

네 감사합니다...


며칠 후 그렇게 이혼소송에 대응함과 동시에 재산의 행방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었다.


제가 조사를 쭈욱 해보았는데, 남편 성함이 아니라

박복자씨 앞으로 되어 있는데요.

혹시 누군지 아시나요?


그날 저녁 저는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아파트 나 몰래..시어머니 앞으로 돌려놨지?

아.....어... 사정이 있어서 그렇게 한거야.


사정은 무슨. 이혼할때 나한테 재산 분할해주기 싫어서 그렇게 한거잖아.


아냐

아니긴 그렇게 나한테 한푼도 주기 싫어?


돈도 나 몰래 다 인출했던데?

이혼이랑 상관없어. 오래전부터 상황이 돈이 필요했었어.

말하자면 복잡하고....돈 빼서 썼었어....

여하튼 어쩌다 보니까 돈이 없네..

돈 빼돌린 거겠지.

아니라니까....

남편은 끝까지 부정했습니다.


변호사님, 남편이 재산 빼돌린게 이혼과 상관이 없다고 주장하네요. 

돈이 필요해서 그랬다고...

많이들 그렇게 말씀하십니다~

아 그래요..?

거의 모든 분들이 이혼하기 전에 돈 인출해두면 본인이 다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저희에게 왔던 수많은 이혼사건들도 그랬고...

법원에서 재판 진행되는 몇만건의 사건 당사자들도 똑같이 생각하시죠....


그러나..그렇게 빼간 돈은 주로...금고 속이나 장롱 속에 몰래 넣어두곤 하지요...


그러나 재판부가 바보도 아니고 재판 진행하다 보면 다 들통나게 된답니다....


제 개인적인 일로 돈이 필요해서 빼서 썼던겁니다!

네...또 똑같은 소리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남편분이 비정상적으로 재산을 숨겼다면 법의 심판을 받을겁니다.


네에...

1년 전부터 예금 빼서 숨긴 것도 드러날까요?

받게 될겁니다.

예금 인출한 것은 3년치까지 조회할 수 있습니다.

절대로 거짓말을 할 수 없게끔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은 조금이나마 마음의 안정을 되찾아 돌아가셨고 나는 샅샅이 조사를 끝마쳐 그동안 드러난 사실들을 모아 두가지를 진행하였다.

그러면 이걸 토대로 남편측 이혼소송에 반소를 제기하고 사해행위취소청구도 넣자.


남편이 아내 몰래 시어머니에게 아파트를 매각한것이니... 분명히 사해행위취소 인정될거야.


사해행위: 재무자가 고의로 재산을 줄여서 채권자가 충분한 변제를 받지 못하게 하는 행위


그리고 드디어 재판일.

남편측은 여전히 분할할 재산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돈이 필요한데 왜 아파트를 시어머니께 매각하나요?

이혼을 준비하며 재산을 빼돌린 경우는 전형적인 사해행위에 해당합니다.


그러니 시어머니 명의 이전된 재산은 모두 분할대상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거짓말은 그만하십시오...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당신보다 똑똑합니다


결국 남편의 비정상적인 재산처분행위와 사해행위취소소송 모두 인용되었고 부부는 이혼하기로 하였고, 아내측은 1억1300만원 상당의 재산분할금과 월 90만원의 양육비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고생한 의뢰인의 앞날에는 행복한 일들만이 가득하기를...진심으로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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