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에 가면 사인암 계곡이라고 있습니다.
물이 맑고 수량도 풍부한데 다이빙하기 좋아서 여름에 사람들이 많이 오죠. 한 10년 쯤 제가 계곡 놀이에 한참 빠져서 일주일이 멀다 하고 전국 계곡 찾아 다니고 있었습니다. 주로 가평 조무락골 정도를 갔는데 멀리 갈 때는 강원도 덕풍계곡까지도 갔었습니다. 5m 가량의 수심이 나오는 곳도 있다 보니 구명조끼는 필수라 항상 착용하고 있었지요.
사인암에 갔을 때는 장마 끝나자마자라 물이 좀 불어 있었으나 놀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물살은 상당히 빨라 한번 다이빙을 하면 대략 50미터 이상은 하류방향으로 떠내려 가는 상황이었는데 하류라 해도 물살이 꽤 세고 발은 당연히 닿지 않는 깊이였습니다. 대략 2~2.5m 정도
첫번째 다이빙을 하는데 하류 근처에 초등학교 고학년 쯤으로 보이는 친구들 서넛이 물가에서 첨벙대는데 촉이 좀 이상했습니다.
다시 올라와 두번째 다이빙하고 나오는 길에 보니 애가 하나 안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흠칫하여 주변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한 명의 머리 꼭대기가 보였다 안보였다 하는 겁니다. 한번이라도 물에 빠져 본 사람을 알지만 이쯤이 딱 패닉이 오는 순간입니다. 보니까 벌써 물도 먹고 있구요.
일단 가까이 가서 (저는 구명 조끼가 있으니) 붙잡았는데 초등치고는 우람한 체구라 둘이 매달리니 저까지 물을 먹더라구요. 일단 덜 깊은 곳으로 보이는 부분을 향해 발을 이용해서 힘차게 밀었습니다. 떠내려 가는 속도가 빨라 쉽지는 않았는데 다시 쫓아가서 또 밀고 밀어서 간신히 그 아이 발 닿는데 까지 보냈습니다. 저도 처음 겪는 일이다 보니 당황하고 지쳐 옆에 잠시 앉았다가 한마디 하고 돌려보냈습니다.
"구명조끼 없으면 물에 들어오지마"
그 친구 어딘가에서 잘 지내고 있기를 바랍니다. * 아직 유년기, 청소년의 자녀가 있으시다면 구명조끼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물 근처에라도 간다면 무조건 입히십시오. 어른들도 몇 만원 주고 하나 사면 평~생 씁니다.
------------------------------------- 여름휴가를 맞아 처제, 우리가족과 함께 계곡으로 놀러갔습니다.
극성수기라 그런지 평상을 빌렸는데 빈자리 없이 꽉 차더군요. 저희가 놀러가기 전날 비가 좀 와서 물은 좋았습니다. 2m 이상 발이 닫지 않는 곳이 10m정도 이어져 있어
거길 왔다갔다 거리며 헤엄치고 있었어요. 빨간 동그라미 친 부분이 깊은곳임.
마침 밥 먹을때라 사람도 없었는데 웬 아주머니께서 다이빙을 하시더군요 물이 깊어 올라오지 못하고 허우적 거리면서 물 먹는게 보였습니다. 큰일나겠다 싶어 가까이 갔더니
눈은 이미 흰자위가 보이면서 까 뒤집고 있었어요. (빠진지 30초 정도 됬음) 등 뒤로 가서 목덜미+머리카락을 잡고 끌어냈습니다. 아주머니 일행분들이 아주머니에게 왜 다이빙했냐고 뭐라하시며, 저는 감사인사를 들었어요. 물에 빠진 아주머니도 잠깐 앉아계시더니 감사인사 후 사라지셨구요. 저도 배고파서 밥먹으러 올라갔더니
처제가 “형부 다 봤어요! 오~~ 멋있어!” 와이프는 “수고했으니 고기 두개 먹어~” 기분 좋게 놀다 왔습니다. 사람이 물에 빠진걸 처음 봤는데 생각보다 짧은 시간에 가라앉더군요 ㄷㄷ.. 여러분들도 물놀이 즐기실땐 꼭 구명조끼를 착용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