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입사원때 만난 적극적인 여자친구 part1
- 신입사원때 만난 적극적인 여자친구 part2
벌써 7년전 이야기네요…제가 신입일때 모든 지점 신입들 모아놓고 OJT 비스무레 한달정도 했는데 그때 만난 ㅊㅈ 이야기를 해볼랍니다. 저희 회사는 발령받기 전에 OJT 하고나서 발령받는게 아니고 자대 생활을 좀 하다가 OJT를 받습니다. 암튼 저는 한 6개월 정도 자대생활하다가 갔는데 거기서 저보다 3개월정도 늦게 들어온 다른 지점 ㅊㅈ를 만났지요.
그 ㅊㅈ를 만나게 된것도 그 후 있었던 일들도 지금 생각해보니 한여름 밤의 꿈처럼 달콤하군요.
각설하고 OJT 첫날은 비가 많이 왔었습니다. 남녀 거의 5:5 비율이었고 약 6~70명 정도 모였던것 같네요.
교육전 자기소개를 한사람씩 돌아가며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으니 누가 누구인지 알수도 없었어요.
7명 내외로 조를 짰는데 그 ㅊㅈ는 저희조가 아니었습니다. 그 ㅊㅈ와 제가 본격적으로 얽히게 된건 둘째날부터였어요.
둘째날 아침에 교육실에 갔는데 제가 좀 일찍가서 자리를 잡았어요.
저와 같은 지점에서 간 동기가 하나 있긴 했는데 별로 친하지 않아서 거의 혼자간거나 다름없기에 되게 뻘쭘하고 암튼 혼자서 가서 그냥 대충 한달 때우고 얼른 돌아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으니까요.
그냥 교육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는데 교육시작 15분 전쯤 문제의 ㅊㅈ가 등장했습니다.
단발머리에 이쁘장하고 귀엽게 생겨서 한눈에 봐도 호감형이었죠. 그 ㅊㅈ가 갑자기 저에게 다가와 묻더군요.
ㅊㅈ : 옆에 자리 있나요?
뭐 혼자온거나 다름없고 자리도 마음대로 앉는거니 없다고 했더니 같은 지점에서 온 일행으로 보이는 2명까지 합세해서 4명이 일렬로 앉는 책상에 같이 앉았습니다.
물론 그 ㅊㅈ는 제 바로 옆에 앉았구요.
근데 그 ㅊㅈ가 같이온 사람들과 얘기하는걸 우연히 듣다보니 저와 직종(회사내 여러 직종이 있는데 쉽게 말하면 병과라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이 같은거 같더라구요.
물론 다른 분들은 지점만 같지 병과는 다른 분들이어서 그다지 친한거 같지 않았구요.
그래서 3교시쯤 끝나고 쉬는 시간에 제가 용기를 내서 물었습니다.
나 : 혹시 XX 병과신가요?
ㅊㅈ : 네. 어떻게 아셨어요?
나 : 우연히 말씀하시는걸 듣다보니 같은 병과 같아서요.
ㅊㅈ : 아 그러시구나.. 넘 반가워요..
그때부터 말문이 트이기 시작한 ㅊㅈ와 저는 대화를 시작했는데 이게 왠일인지 너무 말이 잘통하는 겁니다. 저보다 나이는 네살 아래였고 아랫녁에서 올라와 혼자 자취를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글재주가 없네요..좀 잼있게 쓰고 싶은데… ㅎㅎㅎ 물 한모금 먹고와서 다시…
그 다음날이었습니다.
어제처럼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그 ㅊㅈ가 오더니
ㅊㅈ : 자리없죠? 이러면서 환하게 웃는겁니다.
웃는 얼굴에 침뱉을 수 있나요? 저도 그냥 말없이 웃었죠…
그러면서 어제는 잘잤냐부터 시시콜콜한 것들을 쉬는시간마다 물어봅니다.
마치 호구조사를 나온 사람처럼이요…..쉬는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너무 대화가 잘통했는지 ㅊㅈ가 저에게 제안을 합니다.
어차피 교육도 재미없고 별로 도움도 안되는게 계속 노가리를 까자고…그래서 제가 어떻게 떠드냐고 했더니 이면지 한뭉터기를 꺼내면서 필담을 제안하더군요. ㅎㄷㄷㄷㄷㄷ
그때부터 필담이 시작되었습니다.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저보고 오빠라며 말을 까더군요.. ㄷㄷㄷㄷ
ㅊㅈ : 오빠 애인 있어?
당시 사귀던 애인은 있었습니다만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난 상태였고 어학연수를 떠날때 제가 워낙 반대를 했었기에 굉장히 안좋게 떠났습니다.
떠난지 6개월도 넘었고 외로움도 극에 달해 있었지만 그래도 한번 맺은 ‘운우지정’이 있던터라 잠시 망설이다가 애인이 있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ㅊㅈ는 알듯 모를듯한 표정을 짓더니 갑자기 필담을 멈추더라구요. 그냥 끝이구나 했어요…
그래서 제가 : 넌 애인 없어?
라고 했더니 ㅊㅈ는 있었는데 깨진지 1년쯤 지났다고 하더라구요.
갑자기 분위기가 좀 뻘쭘해졌고 점심시간이 되었는데 각 조별로 팀웍 훈련을 하는 프로그램이 예정되어 ㅊㅈ와 잠시 이범학의 이별아닌 이별을 했습니다.
그날 오후에 계속 팀플을 했기 때문에 더이상 ㅊㅈ와 대화를 나눌수 없었고 그렇게 그날을 보냈죠.
다음날 아침.
아침에 교육원에 도착해서 강의실에 들어갔는데 강의실이 특이하게 앞쪽 칠판이 있는쪽에만 문이 있어서 들어가니 갑자기 누군가 저를 보며 손을 흔듭니다.
ㅊㅈ가 환하게 웃으면서
ㅊㅈ : XX 오빠 여기야 여기!!
저는 좀 당황스러웠어요.
어제 애인 있다고 말하고 난뒤 뻘쭘 했는데 오늘 아침에 아무렇지도 않은듯 아주 반갑게 저를 부르고 제 자리를 맡아놨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는 ㅊㅈ
그러면서 하는말이
ㅊㅈ : 오빠 보고싶어서 빨이와서 내가 자리 맡아놨지.. 나 잘했어? 이러는 겁니다.
근데 그게 농담반 진담반 식으로 말하는거라 좀 기분이 묘했어요..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레임 같은…
그러면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필담을 시작합니다.
ㅊㅈ : 어제 집에서 혼자 가만히 있는데 오빠 생각이 많이 나더라구.
나 : 그랬어?
ㅊㅈ : 오빤 내생각 안했어?
나 : (허걱….)
속으로 이게 뭔가 했습니다.
그래서 진심인지 뭔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저도 그냥 농담반 진담반으로 나도 보고싶었지 ^^; <- 이렇게 썼습니다.
ㅊㅈ : 정말?? 서로가 이렇게 그리워 해도 되는건가?
이러면서 마치 애인한테 대하듯 하는 겁니다.
그 이후 필담은 거의 뭐 오래사귄 애인이 하는 대화처럼 넘어갔죠..
그러더니 ㅊㅈ가 저에게 한가지 제안을 합니다.
ㅊㅈ : 오빠 우리 진실게임 할래?
나 : 그래
ㅊㅈ : 그럼 내가 먼저 질문한다.
나 : 그래
ㅊㅈ : 오빠 그 ㅇㅊ하고 해봤어??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뭐라고 대답해야 되는지 몰랐어요….
계속..
해봤냐고 물어보는 의도가 너무 궁금했지만 여기서 했다고 해야되는 건지 안했다고 해야되는 건지 몰랐습니다.
뭐 첫날도 ㅇㅊ 있냐고 물어봤지만 진실되게 말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생즉필사 사즉필생(?)의 각오로 썼습니다.
나 : 해봤지.
ㅊㅈ : 그랬구나……..
그러면서 점을 계속 찍습니다.
마치 아쉽다는 듯이…
그래서 저도 바로 역공을 했죠.
나 : 넌 해봤어?
ㅊㅈ : 해봤을거 같아 안해봤을거 같아?
나 : ㄴㅊ도 있었다니 해봤을거 같은데.
ㅊㅈ : 해봤지 당연히.
나 : 근데 뭘 내가 했다는거에 그런 반응을 보여?
ㅊㅈ : 그래도 뭔가 좀 아쉽네…
그때부턴 자연스럽게 필담의 주제가 볼트와 너트 맞추는 이야기로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그때 제가 사귀던 어학연수를 떠난 ㅇㅊ과는 사실 속궁합이 좋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주제도 주제인지라 제 이야기를 했어요..
나 : 근데 사실 ㅇㅊ하고 그쪽에 있어서는 잘 안맞는거 같아.
ㅊㅈ : 왜 뭐가 문젠데?
나 : ㅇㅊ이 별로 만족을 못하고 나도 좀 그렇고..
ㅊㅈ : 그래? 뭐가 문제일까.. 오빠는 이렇게 멀쩡한데… 진짜 궁금하다.
나 : 모르겠어. 근데 넌 전 ㄴㅊ하고 잘 맞았어?
ㅊㅈ : 난 한번 볼트와 너트를 맞추면 속눈썹에 땀이 맺힐 정도로 하는 스타일이야. ㅎㅎ
순간 깜놀했습니다.
내가 만난지 일주일도 안된 낯선 ㅊㅈ와 이런 주제로 교육중 이런 필담을 나누고 있는지 제 자신이 신기할 정도였으니까요.
마치 뭐에 홀린 기분이었어요.
생긴건 귀엽고 청순하게 생겨서 저런 거침없는 말을 내뱉는걸 보니 보통이 아닌것 같다가도 다른 얘기를 해보면 말도 잘통하고 머리도 깡통은 아닌거 같은데 너무 솔직해서
그런 ㅊㅈ는 본적이 없었거든요…
ㅊㅈ가 필담을 이어갔습니다.
ㅊㅈ : 오빠는 ㅇㅊ도 외국갔으니 밤에 외로워서 어쩌누?
연재하시는 분들 글을 읽을때 한결같이 회의가 많은게 짜증났는데
저는 회의는 없습니다만 할일없는 팀장님이 계속 주변에서 노가리를 까며 알짱알짱거리시네요..
눈치가 보여서 잠시후 계속…
외로웠죠.. 정말 당시엔 외로웠는데 문제는 제가 그때 너무 순진(?)해서
당연히 ㅇㅊ이 귀국할 날만 꼽으면서 금욕을 하던 시절이었거든요…..
그럴때 하필 그 ㅊㅈ가 제 앞에 나타났으니 참 신은 짖궂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다음날이 되었습니다.
역시나 ㅊㅈ가 저보다 먼저와서 제자리 까지 잡아놓고 저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나중에 다른 분에게 들었습니다만 교육원내에 저와 그 ㅊㅈ에 대한 소문이 파다했답니다.
제가 ㅇㅊ이 있다는건 우리 지점 동기가 알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이 그 ㅊㅈ가 아침부터 자리잡고 저를 기다리고 교육은 안듣고 계속 남녀가 필담을 나누고 웃기도 하고 그러니 그게 사람들 눈에 어떻게 보였을지 불문가지라고나 할까요?
ㅊㅈ가 제가 사귄다는건 이미 그때 교육생들 사이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답니다.
사실 그때까진 사귀는건 아니었는데 말이죠.
소문이 어떻게 났냐 하면 ㅇㅊ있는 남자를 그 ㅊㅈ가 뺏었다고 소문이 났데요… ㅎㅎ
소문이야 입을 거치면 거칠수록 눈덩이 처럼 불어나게 마련이지만 저나 ㅊㅈ는 둘다 당시에는 다른 사람의 시선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그런 소문이 있다는 사실은 그로부터 3주후인 거의 교육이 끝나갈때 쯤에야 알게되었으니까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1교시부터 다시 필담이 시작됩니다.
ㅊㅈ : 오빤 이상형이 어떻게 되?
나 : 음.. 글쎄.. 여자다운 여자.
ㅊㅈ : 나는 여자다워?
나 : 귀엽고 청순하지…
ㅊㅈ : 나 무척 여자다운 여자인데… ^^
나 : 그래. 그런걸로 해두자.
ㅊㅈ : 피.. 진짜야..
나 : 그럼 넌 이상형이 어떤데?
ㅊㅈ : 오빠!!
나 : 장난치지 말고..
ㅊㅈ : 진짜야. 오빠를 처음 보고 얘기하고나서 알게되었어. 그동안 내가 찾던 이상형이라고.
나 : 나 만난지 몇일이나 되었다고, 그리고 날 알면 얼마나 안다고 이상형 운운하는거야?
ㅊㅈ : 느낌이란게 있어. 여자의 느낌.
나 : 넌 전 ㄴㅊ한테도 이런식으로 들이댔냐?
ㅊㅈ : 오빤 ㅇㅊ도 있다는 사람이 여자맘을 이렇게 모르냐….
나 : 그래도 우리 이제 대화를 나눈지 3일정도 밖에 안됬는데 알만 얼마나 안다고…
ㅊㅈ : 아무튼 오빤 내 이상형이야.
나 : 난 ㅇㅊ 있는데….
ㅊㅈ ; 어학연수 갔다며?
나 : 어학연수 갔다고 없는건 아니자나.
ㅊㅈ : 원래 안보면 멀어지는 법이야. 우린 만난지 몇일 안되도 맨날 보니까 이렇게 가까워 졌자나.
나 : 그래도 아직 깨진것도 아니고 너랑 사귀는 것도 아닌데…
ㅊㅈ : 지금부터 사귀면 되지…
나 : 에이.. 그래도.
ㅊㅈ : 그럼 내가 부탁하나만 할게.
나 : 뭐?
ㅊㅈ : 우리 교육 끝날때까지만 딱 계약연애 해보자. 그리고 교육이 끝날때 오빠가 나랑 사귈지 안사귈지 결정해.
나 : 계약연애?
ㅊㅈ : 엉 나랑 교육중에만 사겨보고 좋으면 나랑 사귀고 맘에 안들면 ㅇㅊ한테 돌아가.
나 : 너 무척 자신있어한다?
ㅊㅈ : 나 자신있어. 오빠 내 남자로 만들거야.
굉장히 파격적인 제안이었습니다.
이전까지 연애경험이 단 두번이었고 원래 제가 좀 쑥맥 기질이 있던터러
이런 ㅊㅈ의 스타일이 좀 신기하기도 하고 당돌하기도 하구요.
자신감에 찬 그 모습이 저에겐 없는거라 부럽기도 하구요.
그렇다고 ㅊㅈ가 맘에 안들었다면야 제가 첨부터 거절했겠지만 외모도 착하고 말도 잘통하니 왠떡이냐 싶기도 하면서도 (이런걸 이르러 유식한말로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라고 하나요?)
제 머리속에선 천사와 악마가 목숨을 건 혈투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계속….
연재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네요.
간만에 손가락 운동을 하니깐 어깨도 좀 결리는 것 같고..
어쨌든 많은 관심 감사합니다.
연재는 계속됩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교육이 일반적으로 강의실에서 수업받는 것도 있지만 그외에도 야외에서 하는 것도 있고 조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것도 있어서 강의실 수업 이외에는 ㅊㅈ와 이범학의 이별아닌 이별을 했습니다.
제가 속한 조가 지금 생각해보니 8명이었는데 남녀의 비율이 4:4 였습니다.
조별 프로젝트를 하다보니 일과후에도 조별로 토의를 하고 준비를 하려면 별도의 모임을 갖게 되었는데 성인들이다보니 뒷풀이는 빠지지 않았습니다.
우리조 모임 후 호프집에 갔는데 맥주가 몇 순배 돌고난 뒤 한 ㅊㅈ가 저에게 묻더군요..
그 ㅊㅈ와 무슨 사이냐구요..
뭐 그냥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고 했어요. 저야 계약연애에 대한 확답을 한것도 아니고 아직까진(?) ㅇㅊ이 있는 상태였으니까요.
그랬더니 저희조에 속한 결혼한 누님 한분이 저에게 귀뜸을 해주셨어요..
누님 : XX씨가 교육원에서 인기가 아주 많아..
제가 현빈이나 장동건 급과는 거리가 머니깐 절대 오해하지는 마시구요.
사실 저는 평범한 남자거든요..
살아오면서 여자에게 크게 주목을 받아본 적도 없고 데쉬를 받아본적도 없는 그냥 장삼이사의 전형이죠.
근데 인기라니 이건 또 뭔소린가요.
교육와서 졸지에 왕자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기분은 좋더군요.
나 : 에이.. 누나 저 인기 없어요..
누나 : 왜그래.. XX씨 우리 지점 아무개 ㅊㅈ하고 아까 그 ㅊㅈ하고 다 XX씨한테 맘이 있는데 맨날 붙어 앉는 그 ㅊㅈ땜에 말을 못하는거야..
나 : 그래요? 전 인기없는 남잔데..
누나 : 아무튼 내가 아는것만 그정도고 또 있을껄?
그때부터 뒷골이 좀 띵하더군요…
제가 당시에 쌍용에서 나온 “한국인도 할수 있다는” 지프 밴형을 타고 다녔거든요.
그 차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밴이라 2인승이니 뒷쪽은 짐칸입니다.
화물을 싣고 다니려고 산게 아니라 세금이 싸서 산 차라 뒤에 화물칸은 아무것도 안싣고 다녔어요.
근데 저희 조 여자들이 다 차가 없는데 공교롭게도 저와 집이 같은 방향이어서 제 차에 타려고 했는데 제가 2인승이라 한명밖에 못탄다고 하니 나중에는 자기들끼리 순번을 정해가며 앞자리에 앉고 나머지는 화물칸에서 타고 갔습니다. ㄷㄷㄷㄷㄷㄷ
각설하고 암튼 그날 그렇게 호프를 먹고 집에 왔는데
ㅊㅈ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ㅊㅈ : 집에 오면 전화해.
뭐 제가 끝나고 모임간다는건 당연히 아는 사실이고 그 ㅊㅈ도 본인 조 모임에 갔으니까요.
집에 돌아가니 시간이 거의 10시쯤이라 씻고 누워서 전화를 했어요.
나 : 좀전에 집에 와서 씻고 이제 누웠어.
ㅊㅈ : 오늘 밤은 되게 외롭네.
나 : 왜 외로워?
ㅊㅈ : 오빠가 나 빼놓고 다른 사람들하고 술마시러 가서.
나 : 너도 니네조 모임 했을거 아냐.
ㅊㅈ : 오빠 생각만 나서 하나도 재미 없었거든!
나 : 어쩌냐 조별 프로젝트를 해야되는건데..
ㅊㅈ : 오빠랑 한조였으면 좋을텐데…
나 : 그래도 이미 이렇게 된걸 어떡해.. 내일 어차피 수업 같이 들을건데 뭐.
ㅊㅈ : 오빠….
나 : 왜이렇게 은근하게 불러?
ㅊㅈ : 우리집에 놀러올래?
나 : 지금? 이렇게 늦은 시간에?
ㅊㅈ : 어때.. 어차피 나 혼자 자취하는데…
나 : 그래도 지금 가서 뭐하게?
ㅊㅈ : 심심하니까 얘기좀 하자고…
나 : 전화로 얘기하고 있자나…
ㅊㅈ : 그래도 얼굴보고 얘기하는 거랑 같냐?
나 : 어차피 내일 얼굴 보자나…
ㅊㅈ : 우리집에서 얘기하다가 내일 아침에 오빠차타고 같이 교육원으로 가면 좋지 뭘 그래…
제가 좀 무뚝뚝하거든요..
그래도 그말을 듣는 순간 가슴속과 배꼽 아랫쪽에서 뭔가 싸~한 느낌은 분명히 느껴졌습니다.
이제 모든건 제 선택에 달려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잠시 호흡좀 가다듬고요….
언젠가 소설가 조정래 선생님께서 장편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연재할때 ‘글감옥’에 갇힌 기분이었다고 하셨는데 그 기분이 뭔지 알것도 같다는 주제넘은 생각을 해봅니다.
연재가 이렇게 흥하리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많은 분들이 계속 독려하시니 저도 헛둘헛둘(?) 힘내서 써보겠습니다.
ㅊㅈ의 집으로 오라고 했으니 제 결정만 남은거 아닙니까.
일단 생각해보고 전화한다고 끊고나서
벌떡 일어나 앉았습니다.
여기서 가면 어떻게 될것인가에 대해서요.
물론 지금 ㅊㅈ네 집으로 간다면 동물원의 명곡 <널 사랑하겠어>에 나오는
‘그 흔한 유희로 이밤을 보낼 수도 있어’가 현실로 되겠지만 한편으로는 좀 무서운 생각이 드는겁니다..
내가 이런 관심을 받고 살아온 종자도 아니고 그냥 평범하게 살아온 소시민인데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요.
왠지 이경규의 몰래카메라 주인공이 아닌걸까?
아니면 해외로 나간 ㅇㅊ이 나의 마음을 시험해 보기위한 작전이 아닐까 여러 생각들이 등나무와 칡나무처럼 얽히고 설켰어요.
10여분간의 ㅍㅍㅅㅅ(폭풍생각)속에 결국 오늘은 아직 때가 아니다.
좀더 참아보자라고 제 ㅈㅅ을 달랬습니다.
그리고 ㅊㅈ에게 전화를 했지요.
나 : 오늘은 안갈래.
ㅊㅈ : 왜? 나 심심한데.
나 : 그냥 시간도 넘 늦었고 내가 맥주 마셔서 차 못끌고가.
ㅊㅈ : 택시타고 오면 돼지.. 내가 택시비 줄게.
나 : 아니야.. 내가 조만간 날 밝을때 갈게.
ㅊㅈ : 치사하구나. XX씨! 디게 지조있는 척 하네..
나 : 미안.. 그런건 아니구.. 그냥 오늘은 좀,…
ㅊㅈ : 알았어.. 자라 자!
이러면서 ㅊㅈ는 전화를 끊었어요.
하지만 잠이올리 있겠습니까?
거의 뜬눈으로 밤을 보내고 다음날 교육원에 도착…
ㅊㅈ는 여전히 제 자리를 찜해놓고 절 기다리고 있더군요.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그때부턴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ㅊㅈ와 저는 지난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필담을 하다가 대화의 소재가 자연스럽게(?) 볼트와 너트 맞추는 이야기로 넘어갔습니다.
ㅊㅈ : 근데 오빠는 왜 ㅇㅊ하고 그게 잘 안맞아?
나 : 그걸 내가 아냐?
ㅊㅈ : 근데 그게 남녀간에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하던데……
나 : 그렇다고 하더라..
ㅊㅈ : 난 오빠하고 200% 잘 맞을거 같은데..
나 : 그걸 어떻게 믿어?
ㅊㅈ : 해보면 알지..
또다시 명치 언저리와 배꼽 아랫쪽이 싸~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뭔가 한계에 다다른다는 느낌이랄까요?
이렇게 연재를 하며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비록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거기가 싸~해지는 군요…
소변좀 보고 오겠습니다.
물을 많이 마셨더니 이젠 소변이…..
ㅈㅅ
이런 반향은 교육원 이후 두번째로군요….
리플러들의 폭력성을 시험하기 위해 MBC 기자를 동원하여
연재를 끊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이미 늪에 빠졌군요…
백문이 불여일견이요
백견이 불여일행이라 했으니
ㅊㅈ 말마따나 해보면 아는게 맞지요….
그때가 점심시간이 되기도 전이었는데
그시간부터 싸~해지면 하루종일 힘들기 때문에 다시 화제를 돌렸습니다.
그날 교육이 끝나고 ㅊㅈ가 저보고 집까지 태워달라고 하더군요.
그러마(?) 하고 태우고 가는데
ㅊㅈ : 우리 사귀는 거니깐 데이트 하러 가야지. 어디갈까?
나 : 잉? 데이트?
ㅊㅈ : 왜 데이트하기 싫어?
나 : 그런건 아니고…..
ㅊㅈ : 그럼 XX 쪽으로 가자.
전 그때까지 계약연애에 대한 확답을 안했거든요.
근데 ㅊㅈ는 이미 계약연애중이더군요.
데이트를 하는거야 문제가 없었습니다만 그날 때마침 제가 수중에 돈이 5천원인가 밖에 없었는데
ㅊㅈ와 계속 필담을 나누느라 현금인출기에서 돈 뽑는걸 깜빡했습니다.
혹시 돈쓸일 있으면 카드로 계산해야지 하며 일단 데이트 장소로 갔는데 주차하고 내리자마자 ㅊㅈ가 제 팔장을 낍니다.
ㅊㅈ : 남들이 보기에 우린 다정한 연인이겠지?
나 : 그렇겠지…
그 순간 ㅊㅈ가 팔짱을 낀 제 오른쪽 팔꿈치에 물컹한 감촉이 전해졌습니다.
여지껏 ㅊㅈ가 속에 감춰둔건 제가 본적이 없었지만
팔꿈치로만 느낀 그것만으로도 이건 ‘빙산의 일각’이라는 확신이 들었죠.
더 큰놈이 있을거라는 확신이 스치자 또다시 싸~한 느낌에 걷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ㅊㅈ에게 맛있은 것을 사주마 하고 뭘 먹겠냐고 했는데 만두랑 김밥을 먹겠답니다.
본인이 잘 아는 분식집이 있다며 데려가서 먹는데 먹는 모습도 이쁘고 보통 여자들 같으면 첫 데이트에 칼질을 하거나 분위기 좋은데서 비싼거 먹는다고 할텐데 참 소박하다는 것과 문득 이런 여자와 결혼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먹고 나니 8천원인가 들었는데 분식집이라 카드 계산도 뭐하고 5천원밖에 없으니 난감하더라구요.
뭐 필담으로 볼트 너트 맞추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하는 사이에 쪽팔릴게 뭐있냐 하는 생각으로 솔직하게 말했어요. 지금 수중에 돈이 5천원 밖에 없다구요..
ㅊㅈ : 오빠 지갑좀 줘봐.
나 : 지갑은 왜.
ㅊㅈ : 진짠지 아닌지 확인좀 하게..
그래서 지갑을 줬더니만 본인 지갑을 꺼내서 돈 2만원을 제 지갑에 넣어주더라구요.
ㅊㅈ : 그래도 돈은 남자가 내는게 폼이 나니깐 이렇게 해주는거야.
나 : 눈물나게 고맙네..
ㅊㅈ의 배려심에 점점더 저는 ㅊㅈ에게 빠져들었습니다.
그때 제 지갑속에 있던 ㅇㅊ과 저의 스타샷 사진을 본 ㅊㅈ가 말없이 사진을 꺼내더니 뒤집어서 안보이게 거꾸로 다시 끼웁니다. 저녁을 해결하고 팔짱도 끼고 손도 잡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정말 그 순간 애인인 듯한 착각속에 지내다가 힐을 신은 ㅊㅈ가 다리가 아프다고 합니다.
나 : 다리 아프면 이제 그만 갈까?
ㅊㅈ : 싫어. 데이트 더하고 싶단 말야..
나 : 그래도 ㅊㅈ 니가 다리 아프니깐..
ㅊㅈ : 그럼 우리 저기가자.
보니까 비됴방이더라구요.
아무생각 없이 전 다리가 아픈 그녀를 위해 비됴방으로 갔습니다.
계속 연재하니 손가락에 땀이 차서 키보드가 끈적해지는 느낌이군요.
손좀 씻고 오겠습니다.
저 자게이 활동은 거의 안했는데 지금 보니깐 쪽지 있는데가 깜빡이는데 클릭해보니 몇분이 친추를 하시네요?
이거 싸이 1촌인가요?
일단 저는 이게 뭔지 모르니깐 승인은 유보합니다.
아무튼 ㅊㅈ와 ㅂㄷ방으로 갔습니다.
무슨 영화를 골랐는지 기억도 나지 않아요.
여러분들이 알고 싶은 것도 영화제목이 아니라는건 잘 압니다.
구석진 방으로 안내가 되었어요.
이윽고 영화는 시작되었구요..
아시겠지만(?) 쇼파에 누웠는데 ㅊㅈ가 제 팔을 잡고 본인 머리로 가져가더니 팔베개를 하더라구요.
옆으로 누워서 한손으로는 제 ㅅㄱ 부위에 올려놓구요.
그때부터 영화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제 머릿속 천사와 악마의 싸움은 이미 악마쪽으로 급격히 기울어지는 느낌이었구요.
여기서 어떻게 해야되는건가 방법론(?)에 대한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말없이 집합과 명제부터 수열과 미적분을 지나 확률과 통계까지 진도를 뽑으면 되는건가 아니면 여기서 일단 집합과 명제부터 수열까지만 하고 중요한 미적분과 확률 통계는 다른데서 해야 하는건가 라구요.
이런 생각이 들때쯤……
ㅊㅈ : 오빠 눈좀 감아봐.
나 : 아.. 왜?
ㅊㅈ : 아 잔말말고 그냥…
나 : 알았어… 근데 언제 떠?
ㅊㅈ : 내가 말할때 까지 절대로 뜨면 안돼. 절대로.. 알았지?
나 : 어…
한 5초쯤 지났을까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자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는건지 몰랐어요…
그순간…
제 입에 뭔가 닿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 이후 설왕설래 하는 사이가 들었지요.
간만에 느껴보는 기분이었습니다.
한 5분간 그랬을까요?
ㅊㅈ가 말없이 제 오른손을 잡고 본인의 등쪽으로 가져갑디다.
순간 뭐지? 하는 느낌이었는데…….
ㅊㅈ : (나지막히 귓속말로) 이럴땐 센스있게 ㅂㄹㅈㅇ 풀러주는거야…
사람말을 잘듣는 저는 순순히 ㅊㅈ의 말에 따랐지요…
이미 분기탱천해질수 있을만큼 분기탱천한 (뭐가?) 저는 그 이후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던거 같아요.
중요한건 비됴방에서 여러분들의 바람과는 달리 볼트와 너트를 맞추지는 않았습니다.
ㅊㅈ도 그것까지 원하지는 않았어요…
상도덕상(?) 저도 원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강요하지도 않았구요..
독립영화인지 단편영화인지 눈깜짝 할 사이에 끝나버렸고 저희는 나와서 제차로 갔습니다.
차에 올라타자 마자
나 : 가자
ㅊㅈ : 어디
나 : 니네집…
한번에 모든걸 보여주면 재미없으니 이쯤에서 한번 숨좀 고르고 갈게요…
화장실도 안가고 바로 연재 이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