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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담임이 경험한 초등 교실 생태계 – 여자애들 편

이 연재글은 초등학교 담임이 경험한 초등 교실 생태계의 1번째 글입니다.

초등학교 교실엔 필연적으로 무리가 있다

대딩은 아싸 생활 완전 가능하고 고딩만 되어도 어느정도는 혼자 학교 다닐 수 있는데 초딩은 학교생활 무난하게 하려면 무조건 친구가 있어야 하고 친구, 무리가 없으면 지내기 진짜 어렵다. 무리는 단 둘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여섯 이상으로 크게 이루어질 수도 있다.

교우관계 양상은 성별에 따라 좀 다른 편

그냥 몇년을 일하며 관찰해보니 그렇다는 이야기임. 보통 한반에 여자애들 15명 있으면 4~5명 정도 되는 무리 2개에 단짝끼리 쫌쫌따리로 노는 2~3인 무리 여럿(+어울리기 힘들어하는 애 1명) 이렇게 나뉨. 남자애들은 크게 2무리로 나뉘거나 그냥 전체가 떼지어 노는식으로 무리가 아예 안 나뉘기도 함. 다만 여기 못 끼고 따로 노는 애가 있을 경우 여자애들보다 더 해결이 어려움.

무리는 보통 3월에 형성되어 5월까지 굳히기

무리는 보통 3월에 형성되어 5월에 굳히기에 들어가는데 5월이 무리 편성의 마지막 기회임. 담임이 3~4월에 간을 보고 있다가 소외되는 애가 나올각 이면 5월까지는 뒤에서 좀 판을 깔아주면 좋음… 이때 판을 갈아준다는 건 무리 편입에 실패한 애를 받아줄만한 무리에 끼울 수 있도록 걔네들과 자리를 붙여 놓는다던지, 모둠과제를 같이 시킨다던지, 엄청 칭찬하고 치켜세워줘서 다른애들이 걜 보는 시선을 바꾼다던지 등등이 있음.

나 어릴때는 담임들이 친구관계 1도 신경 안써줬는데 내가 선생되니깐 하나부터 열까지 어른들이 다 해줘야 하는데 실화냐?!

5월이 지나면 학급 무리 생태계는 완전 안정화에 들어가게됨… 이때쯤이면 애들도 실감하고 있음. ㅁㅁ는 ㅇㅇ랑 ㄹㄹ랑 친하고요. 누구는 친구가 없는거 같구요. 어쩌고 등등. 담임은 학급 생태계가 돌아가는 동향 파악을 위해 스파이를 한두명쯤 심어두면 좋음. 눈치 빠르면서도 학급 뒷 얘기 잘해줄만한 애를 꼬드겨서 요즘 우리반은 어떤거 같냐고 살살 물어보고 사탕좀 주고 하면 스파이가 최근 상황을 술술 불음..

뭐 카톡상에서 어쩌고 저쩌고 해서 ㅁㅁ이가 절고하자 했는데~~~ 머 이런 어른이 알기 힘든 부분도 캐치해 낼 수 있음. 안다고 해결이 다 되는 거 아니고 알아도 모른척 해야 할 때가 많지만 어쨋든 스파이를 심어두는 게 안심어두는 것보단 훨씬 나음…

여자애들의 경우 사회성, 성숙함으로 분류를 할 수 있고 보통 이 분류 안에서 무리도 형성됨

여자1군(편의상 이렇게 나눈거고 우열의 의미는 아님)

사회성이 또래수준에 딱 맞거나 그 이상. 키 크고 성숙한 아이들이 많음

보통 눈치도 빠르고 본인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보이는지를 잘 알고 있음. 부모님이 신경을 많이 쓰는 편으로 옷도 깔끔하게 잘 입고 다니고 준비물도 잘 챙겨와서 학급내 이미지가 좋다. 이런 애들은 이걸 디폴트라고 생각해서 이렇지 못한 애들을 이상하게 보고 같이 안 놀려는 경향이 있음.

가끔 신규 담임들이 이 무리 애들이 착하고 싹싹한 모범생이라는 이유로 이 애들한테 학급에서 겉도는 애를 챙겨주라고 한다거나 무리에 억지고 끼우려는 경우가 있는데 위와 같은 이유로 비추한다. 걔네와는 물과 기름과 같은 사이라 섞이기가 어렵다. 담임이 시키면 의무감에 억지로 참고 스트레스 받아가며 놀아주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학군이 좋고 가정에서 관리가 잘 되면 팔방미인+학급 에이스인 경우가 많고 담임한테 힘이 되는 존재들임. 근데 학군이 않 좋거나 주변에 험한 중고딩이 많으면 일진으로 성장하는 무리가 될 소지도 있다.

쉬는 시간에 하는일

아이돌 댄스 따라하기, 스티커 떡매 모으기, 학원 숙제, 공기놀이 등 학급에서 유행하는 놀이. 여자애들 사이의 놀이 유행을 선도하는 무리임. 여기서 독서 좋아하고 학원 빡세게 다니는 등 FM적인 모범생 무리, 꾸미는 것 좋아하고 예체능에 관심 많은 무리로 또 나뉘기도 하는데 처음부터 다른 무리로 각각 형성되면 괜찮지만 5학년의 경우 2학기에 급 성향이 갈라지면서 무리가 갈리는 경우가 있음. 이때는 무리 찢어지는 과정에서 잡음이 좀 생길 수도 있음…

남자애들과의 갈등이 제일 많은 아이들

특히 2학기로 넘어가면 뒤에 후술할 남자 1군과 자주 싸움. 보통 싸움의 빌미는 남자애가 제공 -> 여자 1군 집단이 우루루 몰려가서 따짐 -> 남자애는 담임한테 이름 -> 이때 남자애는 본인 잘못을 인정하지만 당사자 아닌 상관없는 여자애들이 우루루 몰려와서 자기를 다굴했다며 억울해 함. -> 여자애들: 아니 그니까 애초에 잘못을 안하면 되잖아? 친구니까 한마디 할 수도 있지 -> 남자애: 아니 실수였다고, 잘못한건 알겠다고. 근데 왜 우루루 오냐고? -> 담임이 남자애 시켜서 사과시키고 여자애들한테도 우루루 가서 뭐라하지 말아라 하고 끝 -> 일주일 뒤 또 반복 또 반복

평판

남자애들: 잘난척 한다(모범생무리), 예쁜척한다, 몰려다니는거 꼴보기 싫다. 이러면서 속으론 관심있어 하는 경우 많음.

여자애들: 공부도 잘하고 뭐든지 잘한다. 인기 많은것 같다.

여자 2군

사회성, 발달 정도 딱 또래 평균. 무난해서 담임이 손댈데가 없는 아이들

여자 1군 중 잘 자란 케이스와 더불어 1년 내내 부모님한테 전화올 일 없고 누구랑 싸우지도 않고 학급에 머릿수만 하나 보태줄 뿐 골칫거리는 안 만드는 아주 고마운 아이들임. 부모가 교사인 경우가 많았었음.

쉬는 시간에 하는일

공기놀이 등 학급에서 유행하는 놀이, 잡기 놀이같이 몸 움직이는 놀이도 즐겨 함. 운동신경 좋은 애들 많음. 3월에 친구관계 형성할때 1,2군이 소규모로 무리짓고 함께 놀며 탐색단계 거치다가 성향따라 갈라짐. 이때 같이 학원을 다닌다거나 공통되는 취미가 있다거나 집이 가깝다 등의 다양한 요소가 고려되는데 제일 중요한건 성격임.

여자 2군은 1군과 매우 비슷한데 2군이 좀더 초등학생스럽고 어린아이스런 데가 있음.

1군 애들보다 무리를 소규모로 짓는 것 같음. 2~4인 무리가 흔한데 3인인 경우 담임이 계속 신경을 써줘야 함. 않 좋게 풀리면 2학기에 셋이 2-1로 갈라져서 한명이 은따가 되는 슬픈 경우가 발생할 수 있음. 3인 무리에 이상이 감지됐을 때 미리 심어둔 스파이를 통해 최신 동향을 잘 파악해둬야 함.

여기 속하는 애들 중에는 본인이 저학년때부터 보아온 학급 내 인간 관계 문제와 처세에 지친 나머지(10년 살아놓고 이런 생각을 한다는게 웃기고 귀여움) 아예 2인 단짝만 선호하는 아이들도 있음. 여기서 사회성이 1군에 가까운 애들 둘이 만난거면 아주 굿임. 얘네들은 1년내내 안싸우고 현장학습 버스 자리 정해주기도 쉽고 걍 문제일으킬 가능성이 별로 없음. 담임이 보기에 아유 귀요미~ 둘이 같이 다니니까 귀여움이 두배 이런 느낌..ㅋㅋㅋ

보통 부모님 상담 오시면 단짝은 양날의 검이다. 싸우거나 한명이 전학가면 애가 힘들어질 수 있다. ㅁㅁ이가 워낙 믿음직한 아이니 걱정은 안되지만 주의해주시라 말씀드리긴 하는데 얘네는 워낙 학교생활도 잘하고 무난해서 그런지 애초에 보모님이 상담도 잘 안오심 ㅋㅋㅋ

평판

남자애들: 얘기를 많이 안해봐서 잘 모르겠다. 같은 학원에 다니기는 하는데 별로 안 친하다. 여기서 특이점은 위에 적은 두명 단짝 무리 애들이 남자애들 사이에서 은근 인기가 많다는 것임. 운동신경 좋은 경우엔 피구할때 활약하는 거 + 근데 평소에 둘이 조용히 다니는게 남자 초딩들한테 인기 많은 포인트 같음..ㅋㅋㅋ

여자애들: 착하고 같이 놓면 재미있는 친구. 지이이인짜 착하고 좋은 애라는 평판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음.

여자 3군

사회성, 발달 정도가 1~2년 더딘 경우

키가 작고 체구가 작은 경우가 많음. 또래보다 어리다는게 은연중에 느껴짐. 영화 클립 영상을 보면서 저거 진짜에요? 라고 묻는다든가 친구관계에서 처세에 좀 미숙하다든가(누가 본인의 뒷담을 한다는 소문을 듣고 증거 없이 바로 직접 찾아가서 누구누구가 그러는데 니가 내 욕했어? 하고 물어봤다가 모두에게 손절당하는 등) 순수하고 어려서 그런지 담임을 엄청 따르고 좋아해 줌…ㅠㅠ 학업은 평균 겨우 따라가거나 조금 쳐지는 편

쉬는시간에 하는일

학급 내 2인 무리랑 합쳐 놀기도 함. 종이접기, 공기놀이등 학급 유행 놀이에 따라감. 보통 2~3인 무리를 지음. 여자 3군에 해당하는 애 자체가 한 반에 몇명 없기 때문. 반에 단 한명 있는 경우엔 2군 무리에 끼려고 노력하지만 미묘하게 겉도는 느낌. 2학기에 뒤늦게 2군 단짝 무리에 가서 끼려다가 철벽당하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함.

애들 의외로 엄청 단호 함ㅠㅠ 얘네 입장에선 학교 친구관계가 본인 사회생활의 전부라서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멘트를 들어보면 내가 다 마상이야. 2군 무리 입장에서는 자기들 딴에 티 낼만큼 냈는데 얘가 계속 끼려고 하니까 걍 안되겠다 하고 되게 직설적으로 말하거든(널 싫어하진는 않지만 솔직히 우리는 니가 이러는게 부담스러워 등)

3군 애들 둘이 단짝으로 지낼때는 주의깊게 봐야됨

서로 미숙해서 서로 쉽게 상처주고 많이 싸움…ㅠㅜ 그래놓고 또 결국 반에서 친구로 지낼 수 있는건 서로밖에 없어서 다시 붙었다가 또 싸우고 또 붙고 이거 반복 함. 계속 이러다 보면 둘 중 한 부모가 자기자식이 괴롭힘 당하고 있다면서 학폭 열겠다 하시기도 함…증거로 욕실 카톡캡쳐같은거 보관하고 계시는데 보통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기본적으로 쌍방이라 잘잘못 가리기도 애매 함. 겉도는 애를 무리에 끼우려면 여기에 끼우는게 최선인데 그 겉도는 애가 여기에도 못 낄 정도로 확 결이 다르면 해결이 어려움.

평판

남자애들: 얘의 목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는것 같다. (4월쯤에 직접가서 너 목소리 들어본 적이 없다며 말걸어보는 경우도 있음)

여자애들: 애 성향에 따라 평판이 다름. 엄청 조용하다. 착하다. 왠지 귀엽다. 조금 어색하다 등

겉도는 여자애

보통은 사회성이 또래수준이 아닌 경우가 많음

다른 학교에서는 그냥 아무 이유없이 의도적으로 한명을 왕따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내가 근무한 학교에서는 그런 경우는 잘 없었음.

집에서 관리가 잘 안돼서 잘 안씻고 준비물을 잘 안챙겨오는 등 다른애들이 보기에 쟤 왜저래? 싶은 경우, 사회성은 또래수준이 안되는데 감성만 엄청 발달해서 청소년 오타쿠 감성을 지닌 경우(이런 경우 맨날 혼자 앉아서 그림을 그리는데 1,2군 애들이 그리는 그림하고 좀 느낌이 다름. 흑염룡이 내재된 그림임…평소 태도도 쿠구구 이 유치한 초딩 닝겐들 이런 느낌) 이전 학년에서 친구 독점하려고 이간질하다가 실패한 경우, 친구한테 집착하다가 소문 안좋게 난 경우(이 경우는 안타까운게 사회성이 또래 수준이 안돼서 미숙하게 굴다가 저러는 거임..ㅠㅜ 여자 1군을 동경해서 걔네랑 어울리고픈 맘에 욕심내다가 여자 1군의 친구들이 얘를 엄청 싫어하게 돼서 소문이 안좋게 남…) 리액션이 뚝딱이거나 사고방식이 독특한 경우 등등이 있음.

담임은 보통 얘한테 얘가 고치면 좋겠는 점을 애둘러서 이야기 하는데 여기서 애가 수긍을 하면 어떻게든 노력해볼 수 있지만 수긍을 안하는 경우 걍 노답임…냄새나는 경우 냄새난다고 직접 말하기도 어려워서 돌려말하는데 못 알아듣고, 부모님한테 말해도 한 달안에 원상복구되고…하….시회성 센스 부족인 경우엔 뭔가가 담임눈에 보일때마다 슬쩍 불러서~ 이럴땐~ 이렇게 해보라고 조언도 해주는데 걍 진짜 센스 부족이라고 해도 잘 안 고쳐짐…ㅠㅜ

오타쿠들 끼리는 찰떡궁합도 그런 찰떡궁합이 없음

근데 아무리!!! 독특하고 사회성이 또래 이하여도 같은반에 그런애가 1명만이라도 더 있으면 문제안됨. 둘이 놀면 되거든…ㅋㅋㅋㅋ 특히 오타쿠인 경우는 찰떡궁합도 그런 찰떡궁합이 없음. 두명 있는 경우는 넘나 다행…난 반에 겉도는 오타쿠 애 있으면 다음 학년 보낼때 학년에 수소문해서 또 겉도는 다른 반 오타쿠 묶어서 같이 반 편성함.

제발 친구만 생겼으면 좋겠어요

부모님은 제발 친구관계만 해결되면 소원이 없겠다 하시는데 그게 해결이 안됨…이전 학년부터 같은 문제를 겪어온 경우는 더더욱 힘듬. 이런 학생 부모님 꼭 하시는 말씀 “저는 공부 운동 그런거 진짜 기대도 안해요..제발 친구만 생겼으면 좋겠어요…” 가끔은 부모님도 특이하셔서 의사소통 잘 안될때도 있음…ㅋㅋㅋ

부모가 애 친구 없는걸 담임 탓하고 담임한테 화내면 담임은 억울하고 속상함. 어른이 해결하는덴 한계가 있그등요..ㅠㅜ 담임도 노력하는데… 자녀가 친구 없어서 힘드신 마음은 알겠지만 저한테 화내시면… 가끔 학폭연다고 협박하는 사람들도 있음(애 말을 들으니 누구누구가 째려봤다고 한다. 자기들끼리 얘기하다가 얘가 들어가니 말을 멈추는데 아무래도 뒷담을 한것 같다 등) 원하시면 학폭 여시라고 함. 단 열고나면 취소가 안되니까 신중하시라고…

5월이 지났고 이미 겉돈지가 한참됐어도 담임은 얘를 무리에 끼우려는 노력+얘의 사회성을 조금이라도 키워주려는 노력을 지속하게 됨. 그나마 상황의 반전을 노려볼 수 있는 변곡점은 운동회, 현장학습 등의 이벤트임. 이때 잘만 하면 이미지를 약간은 개선시킬 수 있음.

평판

남자애들: 좀 이상하다. 친구가 없는것 같다. 자기가 봤던 얘의 이전 학년 일화. 들은 소문을 말함.

여자애들: 친구가 없는것 같다. 가끔 안됐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러이러한 점이 불편해서 친구가 되기는 어려울거 같다. (본인이 겪은 것과 소문들을 얘기함)

얘의 이런 평판이 들려올 때 담임은 있는 힘껏 힘줘서 얘를 쉴드쳐줘야함. 이러 이러해서 그랬던거 아닐까? 그런 의도는 아니었을꺼야 등등… 그리고 애들이 얘한테 싫어하는 점이 뭔지 캐치해서 얘한테 돌려말해서 고치게 해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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