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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동안 술을 끊고 헌신한 남편이 다음주에 술을 마신다고 합니다

이 연재글은 행복-화목-기쁨의 3번째 글입니다.

24년동안 술을 끊은 남편을 둔 40대 후반 아줌마입니다.

우연히 판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가끔 보다가 저에게도 드디어 이런 걸 쓸 일이 생겨서 잘 못쓰는 글이지만 한번 올려 보려고 합니다. 저와 남편은 대학때 신입생과 복학생으로 만나 (큰딸에겐 미안하지만) 술김에 사고 쳐서 임신하여 바로 결혼한 케이스입니다. 그래도 양가부모님이 결혼 허락해주셔서 휴학하고 아기 낳고 바로 복학하여 학교 마치고 회사생활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다 둘째가 생긴 뒤로는 회사는 접고 딸하나 아들 하나 낳아서 잘 키우고 있습니다.

남편이 30년만에 술을 먹게 된, 반대로 정확히 24년 전에 술을 끊게 된 계기

바로 둘째 낳는 날 남편이 술에 취해 못왔기 때문입니다. 출산예정일보다 일찍 나온 둘째이긴 하지만, 회사 회식 때문에 당시에 삐삐를 쳐도 확인도 못하고 만취한 채로 집에 가서 잠들었거든요. 다행히 친정언니가 연락이 되서 우리 큰 애 데리고 가고 친정부모님 오셔서 무사히 출산을 하였습니다. 그 뒤는 뻔한 결말이죠 양가 불려 다니면서 남편 혼나고, 저한테도 엄청 욕먹었어요. 그러더니 술을 끊었습니다. 지금까지요. 남편이 술을 끊던 날 했던 말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네요.

000(큰딸이름) 결혼하는 날까지 술 안 마시겠다고 선언

그랬던 그 날(큰딸이 결혼하는 날)이 바로 다음주 토요일니다. 저희 아빠랑 시아버지 돌아가셨을 때도, 직장 생활하면서 겪어왔을 수많은 술자리를 거절하고 참아 왔던 사람이 다음 주에 술을 마신다고 합니다. 묵묵하게 내뱉었던 그 말이 왜 그리 슬펐는지 모르겠어요. 다음주에 결혼식 끝나고 아버님(시아버지는 아버지라 하고 저희 아빠는 아버님이라고 합니다) 산소 갔다가 술 한잔 하고 싶다고 하길래 저도 모르게 눈물이 펑펑 나더라고요. 이 사람이 그동안 얼마나 가정에 헌신했는지 알거든요.

용돈 줘도 그 용돈 모아서 딸내미 아들내미 선물 사주고 아내 생일을 한 번도 그냥 지나친 적이 없는 남편

제가 참치랑 게장 좋아하는데 생일 때 본인도 못 먹는 좋은 식당에 자주 데려가 줬거든요. 남편이 술 한잔 하고 싶다길래 뭐랑 한잔하고 싶냐고 물어보니 그 대답에 한번 더 울었어요 김치찌개.. 고기 듬뿍 넣은 김치찌개 난 그게 참 좋더라. 이 말 듣고 정말 너무 미안하더라고요.

내가 둘째 낳고 했던 모든 말이 이 사람한테는 비수가 되어 었나 보구나

아들내미 군대 갈 때도 술 한잔 따라주지 그걸 아직도 참고 있냐고 꽁해있지 말라고 했던 그 말도 그 순간에 떠올라 너무 미안하더군요. 이번 주 화요일에는 둘째 아들이 제대를 합니다. 첫째도 아빠가 왜 술을 안 마시는지 알기에 일부러 결혼식을 동생 제대한 다음으로 잡은 걸 잘 알고 있어요. 코로나 때문에 많은 분들을 초대하지 못하지만 결혼식 끝나고 남편을 위해 술상 차리려고 합니다.

마음 같아선 세상 좋은 건 다 넣어주고 싶어요

남편의 24년에 대한 보상이 이 초라한 김치찌개여도 될까 싶은데..또 눈물을 홀짝홀짝 흘리며 글을 올리네요. 판에 보면 많이 힘든 이야기들도 많지만, 남편도 연애 때처럼 많이 사랑해주시길. 그러면 그 사랑이 다시 돌아온다는 걸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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