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Love영화관에서 만난 여자친구 이야기 Part2: 예상치 못한 만남, 술 한잔으로 시작된 이야기

영화관에서 만난 여자친구 이야기 Part2: 예상치 못한 만남, 술 한잔으로 시작된 이야기

이 연재글은 영화관에서 만난 여자친구 이야기의 2번째 글입니다.

나 : 남자친구 있냐고…

女 : 음………..

나 : ………..

갑자기 ㅊㅈ분이 뜸을 들이더군요. 대단히 짧은 순간이었는데 역시 오만가지 상상력이 발동되었습니다.

(설마 남자친구가 있는건가. 난 그저 밥셔틀일 뿐인가. 바람둥이? 왜 따라왔지.

그저 순두부가 먹고 싶었나. 아 뭐지. 오줌마려. 담배피고 싶네 등등…)

女 : 맞다! 오빠 이 카메라 뭐에요? 되게 신기하게 생겼다.

ㅊㅈ 분이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던 제 카메라를 잡고 말을 하더군요.

나 : 아 그거. 자이즈 이콘에서 오래전에 나왔던 자이즈 이콘타 라고, 6×9 포멧 중형 RF에 렌즈가 텟서……………

女 : ……………….

나 : ……………….(아… 이런 등신…;;;;;;;;;;;;;;;;)

그렇게 어색한 침묵이 잠시 흘렀어요.

女 : 오빠…

나 : 으…응???;;;;;

女 : 사진 찍는거 좋아해요?

나 : 음… 좋아하지 많이.

女 : 우와. 오빠 사진 잘 찍겠다!!

나 : 하하;; 그정도는 아니고 그냥 그럭저럭. (근데 너님 남자친구 있냐고;;;;)

女 : 저도 사진 배우고 싶은데. 나중에 저도 사진찍는거 알려줘요.

나 : 물론이지. 언제든 가르쳐 줄게ㅎㅎㅎ (그러니까 남자친구 있는지 가르쳐줘)

女 : 전 카메라 집에 하나 사놓고 잘 안찍고 있어요ㅠ

나 : 뭐 쓰는데? (일단 남자친구………;;;)

女 : d400 이었나….;;;

나 : 400d 겠지ㅋ 캐논꺼 맞지?

女 : 맞아요ㅎㅎ 오빠 카메라 잘 아나보다

나 : 그냥 뭐ㅎ

그렇게 남자친구에 대한 대답은 듣지 못했고 밥이 나와버렸습니다….

女 : 와. 맛있겠다.

나 : 많이 먹어^^ (남자친구 있냐고 묻는 내 질문까지 먹진 말고)

女 : 근데 오빠 백수에요?

나 : 쿨럭… (물 마시다가 뿜었…)

      아니 백수는 아니고 휴가 냈어…

女 : 아. 그렇구나ㅋ 평일에 영화보시길래요

나 : 은행업무좀 보고 겸사겸사ㅋ

      아 넌 학생이야?

女 : 네. 근데 휴학중이에요ㅎ

나 : 휴학? 왜?

女 : 그냥ㅎ 사정이 좀 있었어요ㅎ

나 : 아… 그렇구나. 불편하면 안 물어볼게.

女 : ^^;;;

그나저나 뭔가 많은 사정이 있어보였는데 쉽게 물어보진 못하겠더군요.

그냥 이런 저런 대화 하면서 밥을 먹다보니. 제가 밥을 빨리 먹는 스타일이라

제가 밥 한공기를 다 비우니 ㅊㅈ 는 반도 넘게 남았더군요

女 : 어? 벌써 다 드셨어요?

나 : 응ㅋ 내가 좀 빨리 먹는 편이라서.

女 : 급하게 드시면 체해요. 제것 좀 더 드실래요?

잠깐 생각을 좀 하다가 거절하면 ㅊㅈ가 기분나빠 할것 같아서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나 : 응. 고마워ㅋ

ㅊㅈ가 밥을 덜어주며 묻더군요.

女 : 오빠 근데 무슨일 하는지 물어봐도 되요?

나 : 박스 주워. 빈병 모으고.

女 : 네? 하하하하. 그게 뭐에요ㅋ

나 : ㅋㅋㅋ 그냥 회사다녀. 월급쟁이

女 : 카메라가 특이해서 사진찍는 분인줄 알았어요.

나 : 예전엔 일로 했고 지금은 그냥 회사. 카메라는 항상 들고다녀 언제나.

女 : 나도 그래야 하는데ㅠ 우리 땡땡이는 집에서 놀고 있음요ㅠ

나 : 땡땡이?

女 : ㅇㅇ 땡땡이 400 이잖아요.

나 : 하하하. 재밌는 애칭이네.

女 : 오빠 술 잘해요?

나 : 응. 엄청 좋아하는데

女 : 그래보였어요ㅋ

나 : 다들 그렇다고 얘기하더라ㅋ(수염 덮수룩…) 넌 술 좋아해?

女 : 그냥 분위기만 좋아해요. 술은 잘 못하고.

나 : 주량이 얼마나 되는데?

女 : 음… 한병 좀 못마셔요.

나 : 보통이구나ㅋ (한병 마시러 가자 우리)

그렇게 밥을 다 먹고 조금씩 정리를 하고 나왔어요. 나와서 담배를 하나 입에 무니 ㅊㅈ가 만원짜리 한장을 슥 건네 주더군요 (뭐지 이거..;;;)

나 : 응? 이게 뭐야?

女 : 우리 오늘 초면이잖아요ㅎ 염치없이 어떻게 얻어먹어요ㅎ 더치페이!!

나 : (이쁜것ㅋㅋㅋ) 이정도야 내가 사줄수는 있어. 그냥 차라리 차 한잔을 네가 사는게 어때? (나름의 흐름 유지를 위한 발악)

女 : 아 오빠 미안요. 오늘은 부모님과 할일이 있어서 일찍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아요^^;;

나 : 그…그래…;; (내가 실수했니… 남자친구 괜히 물어본건가…)

그렇게 뭔가 거절의 뉘앙스를 느끼고 시무룩해져 있는데.

女 : 오빠 연락처 물어봐도 되요?

나 : 응 물론이지. (환영한단다.)

연락처를 불러주며 제 주머니에서 전화기를 꺼낸 순간. 아차….

女 : 아하하하하. 오빠 뭐에요 핸드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습니다. 외모완 어울리지 않게 키티 좋아합니다. 그래서 폰도 키티로 꾸민 키티폰이었습니다….

나 : 아… 내가 키티를 많이 좋아해서… (아 쪽팔려….;;)

女 : 오빠 은근 귀여운면 있네요ㅋㅋㅋ 자 여기.

그렇게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헤어지는 순간.

女 : 다음엔 차 말고 술한잔 같이 해요^^

꾸질한 솔로남에게도 봄날은 찾아왔나봅니다.

헤어진 후에 전 교보를 들렀습니다. 문자 몇통을 안부식으로 주고 받았죠.

그리고 나서 12시 가까이 시간이 되어가고 내일의 야근인생을 위해 잘 준비를 하였죠 (야근야근 열매 능력잡니다ㅠ 대한민국  scv 들 화이팅이요ㅠ)

그리고 누웠는데 ‘부르르르르르’ 문자가 왔더군요.

누구야 이시간에. 하면서 전화를 보니.

女 : 오빠 자요?

하하핫. 왠지 문자가 몇통 오간게 없어서 뭔가 섭섭해 했는데 기분이 좋더군요.

나 : 아니요. 안자ㅎㅎ (그럼요. 자다가도 일어날걸요)

女 : 다행이에요^^ 시간이 너무 늦어서 보내놓고 걱정했는데.

나 : 넌 아직 안자? 안자고 뭐해?

女 :  휴학하고 나서 좀 늦게자요ㅠ

나 : 일찍일찍 자야지. 그래야 새나라의…

女 : ㅎㅎ뭐에요. 근데 오빠 내일도 쉬어요?

나 : 아니. 내일은 출근하지.

女 : 음. 그럼 밤에는 못나가겠다…

나 : 그렇지ㅠ 평일엔 술도 안마셔ㅠ 6시에 일어나서 출근준비 해야 하거든ㅠ

女 : ㅠㅠ힘들겠네요 벌써 12신데 얼른 주무셔야 할듯.

나 : 어차피 회사란 무한 퀘스트의 반복. (개드립 작렬)

女 : 네??ㅋㅋㅋ 뭐에요 그게ㅋㅋㅋ 재밌다

나 : 퀘스트를 성공해도 보상은 없어ㅠㅠ 대신 한달에 한번씩 골드가 생기지

女 : 아 오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골드를 많이 모으면 탈것이 생기기도 해,

女 : 아 완전 웃겨ㅋㅋㅋㅋ

나 : ㅋㅋㅋ언젠가 너도 알게 될거야. 고급 NPC 에게 까이는 설움을ㅠ(이 아이. 개그 코드가 나와 비슷하다…ㄷㄷㄷ)

女 : 불쌍하다ㅠ 힘내요.

나 : 응. 고마워ㅋ 근데 언제 자니?

女 : 음…….. 이제 곧 자야죠^^

나 : 잘 자고 좋은 꿈 꿔

女 : 네, 고마워요ㅎㅎ

이렇게 문자를 마무리 하고 핸드폰을 내려놓고 잠을 자려고 폼을 잡습니다. 그 순간 -부르르르르르- 내일 디자이너 방문 온단다. 조금 일찍 출근해서 준비하고 있어. –

아놔….ㅡ_ㅡ ㅊㅈ 인줄 알았네

그렇게 회사에 사수의 문자를 받고 나서 아 내일 출근하면 좀 피곤하겠구나 하고 다시 자리에 누웠는데

또 ‘부르르르르’

아 뭐야 진짜-_- 하면서 문자를 봤는데

女 : 오빠 혹시 주말에 바빠요?

아 이런 아름다운 문자가ㅠ 디자이너 방문예약 으로 짜증이 나있던 심신이 녹아내리는 기분이군요. 문자에서 후광이 납니다.

나 : 아니 아직 약속 없는데 (약속이 있어도 깨버릴 기세)

女 : 아. 그럼 안바쁘시면 주말에 술한잔 하실래요?

나 : 응. 뭐 상관 없는데. (어익후 이런. 땡큐베리 감사)

女 : 토요일도 일해요 혹시?

나 : 가끔 일할때 있는데 보통은 쉬어ㅋ

女 : 그럼 금요일 저녁에 뵐까요?

나 : 응. 그래ㅎㅎ (토요일도 좋다. 일요일은 안좋다ㅠ 얼싸쿠나~)

그렇게 간소하게 문자를 주고 받고. 금요일이 되기만을 기다렸죠. 12시 넘었으니 목요일이다. 으하하하하~ 디자이너 방문건도 마냥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이렇게 이렇게도 한번 해주시구요 저렇게 저렇게도 한번 해주세요 라는 디자이너의 이것저것 요구도 클래식 처럼 들려오는 하루랄까요ㅋㅋㅋㅋ

그리고 금요일 당일.

女 : 9시에 구월동 밀러 앞에서 봐요

나 : 응. 그때 보자.

혹시라도 약속이 펑크날까 노심초사 하고 있는 상황에서 받은 확인 문자는 참 달콤하기 짝이 없더군요. 이런걸 아는지 모르는지 사수가 다가와서 한마디 던지고 갑니다.

사수 형 : 야. 너 내일 출근하냐?

나 : 왜요? (ㅡㅡ 나의 앞길을 해 하려는 악의 무리냐)

사수 형 : 거래처에서 요청한 패턴 다 화요일까지 보낼수 있겠어? 토요일 나와야 할것 같은데?ㅋㅋㅋㅋ

나 : 안나와-_- 못나와요-_- 절대. 네버 (훠이훠이)

사수 형 : ㅋㅋㅋㅋㅋㅋㅋ잘 만나고 와. 엄한짓 하지 말고

나 : 알겠어요 형ㅋㅋㅋㅋ

휴게실에서 담배피우며 뻑하면 여자 얘기 나누는 친한 형이라 ㅊㅈ 얘기도 했었죠

아무튼 그렇게 응원(?) 의 말도 받으며 퇴근시간이 되기만을 카운트 처럼 기다립니다.

이날 만큼은 야그너의 야근도 칼퇴를 막을 순 없었습니다.

그리고 만나기 전에 미용실에서 머리도 좀 정리 하고, 이래저래 두근거리며 있다보니 약속시간이 순식간에 다가오더군요. 예전에 해석남녀(맞나요 남희석이랑 이휘재가 진행하던)에서 약속시간에 10분정도 늦으면 기대심을 증폭시켜 주며 좋은 효과를 얻을수 있다고 했지만 일단 개 풀뜯어먹는 소리 같고 정확히 10분 일찍 8시 50분에 약속시간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담배 한대에 불 붙이고 반정도 피우자 멀리서 ㅊㅈ의 자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사람 많은 구월동에서 한눈에 띄는 후광 나는 ㅊㅈ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ㅠ

女 : 오빠 벌써 나와있었네요? 많이 기다렸어요?

나 : 아니야ㅋ 나도 방금 왔어 (1시간도 기다릴수 있단다)

      저녁은 먹었어?

女 : 아까 먹었죠ㅎ 오빤 안먹었어요?

나 : 응 나도 먹었어. (안먹었어. 배부르면 배나와보일까봐)

그렇게 술집으로 자리를 이동하는데 아뿔싸. 구월동의 주말은 잔인하기 짝이 없었었지요.

-죄송합니다 손님. 자리가 없네요.-

아니 이자식들 술만 마시러 다니나ㅠ

그렇게 3군데를 돌아다녔지만 돌아오는건 자리없다는 소리 뿐.

난감해 하고 있는 저에게 ㅊㅈ가 한마디 하더군요.

女 : 후아… 주말엔 정말 사람 많구나. 오빠 우리 주안 갈래요?

나 : 주안? 그럴까?

그렇게 택시를 잡아타고 주안으로 이동하기로 했지요.

택시 안

나 : 술마시러 자주 다니나봐?ㅋㅋㅋ

女 : 아니에요ㅋㅋㅋ 그냥 친구들이랑 다니는데가 다 거기서 거기라서.

나 : 주안이라… 오랫만에 가네.

주안은 역시 구월동보다 한적했습니다.

눈에 띄는 호프집으로 들어가서 안주를 시켰지요.

그리고 한잔 두잔 술이 들어가며 이런저런 얘길 나누던 중.

女 : 오빠.

나 : 응?????

女 : 영화관에서 제가 앉았던 자리에 늘 여자친구가 앉았다고 했죠?

나 : 응?? 아.. 맞아.

女 : 제 남자친구도 오빠 자리에 항상 앉았어요.

콰과광!!

호프집 천장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는것 같군요.

남자친구라니… 남자친구라니…

아 놔 이런…

그러면 그렇지

내인생 뭐ㅠ

나 : (애서 감정을 추스리며…) 남자친구가 있었구나…

女 : …………..

나 : …………..

     근데 주말에 남자친구 안만나?

女 : 남자친구가… 맞나… 잘 모르겠네요.

나 : 응? 그게 무슨 소리야.

女 : 갑자기 연락 끊긴지 반년이 넘어가요. 소식도 없고. 헤어지잔 말도 못들었으니 헤어진건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나 : 아… 그랬구나… 뭐하는 사람인데? (이런 썩을놈이 이런 ㅊㅈ를 ㅡㅡ)

女 : 군인이에요.

나 : 아 군…이…ㄴ….. (이 자식이 점점 미워지기 시작하다 고마워짐) 근데 왜 갑자기 연락이 끊겼는지 감이 안잡혀? 이유도 모르고?

女 : …………….

세상은 참 불공평 합니다.

이런 썩을 군바리 자식이ㅠ

누군 생기고 누군 뭘 해도 안생기고.

(한반도 전역에 폭설이 끊이질 않게 하소서ㅠ 그자식 부대에 사단장과 군단장과 참모총장이 주 단위로번갈아 가면서 방문하게 하소서ㅠ)

아무튼 분위기상 더 묻지는 못하겠고 화제를 돌리며 이런저런 얘기도 나눴습니다.

그러다 보니 ㅊㅈ의 주량도 어느정도 넘어간것 같아 보였죠.

화장실을 갔다 오겠다던 걸음이 조금 휘청휘청.

그리고 갑자기 화장실을 갔다 와서 맞은편이 아닌 제 옆에 앉더군요. 일단 당황;;;;

나 : 응?????;;;;; 네 자리는 저쪽…..;;;; (정말 많이 취했나;;;)

女 : 오빠 향수 뭐 써요?

원래 저는 폴스미스 익스트림을 씁니다. (꼼꼼히 뿌리지 못해서 오드 사서 막 뿌림)

근데 들은 얘기로 ㅊㅈ 들이 페라리 블랙 향을 좋아한다고 해서

취향이 아니라도 뿌리고 나왔었죠. (ㅊㅈ에게 잘 보이기 위해)

나 : 응??;; 지금은 페라리 블랙.

女 : 역시ㅋ……………

나 : 응??? 뭐가???

女 : 남자친구가 이 향수만 썼거든요ㅎㅎ 그래서 기억나요

나 : 아… 그랬구나… (이 썩을 군바리 자식이ㅡㅡ 목욕탕 아저씨 스킨이나 쓸 것이지)

그리고 ㅊㅈ는 뭔가 혼자 멍하니 생각을 하는듯 보이고

잠시동안의 침묵

女 : 오빠 노래 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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