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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들려준 무서운 이야기 2부 – 한(恨)을 드러내다

이 연재글은 할머니가 들려준 무서운 이야기 – 한(恨)의 2번째 글입니다.

할머니가 들려준 무서운 이야기 : 한[ 恨 ] 을 드러내다

계속 고개를 두리번거리는 할머니에게 다시 한번 확인이라도 시키려는 듯  복분이가 입을 엽니다.
“아씨. 아마 그 사체가 발견됐던게…바로 저기쯤 될거에요…”
말을 끝내기도 전에 손끝으로 가리키는 곳을 반사적으로 향하게 되는 할머니는 다시 한번 놀라게 되었습니다.
할머니의 왼쪽편으로 약 5m정도의 거리에 .. 좀전에 그렇게 둘러볼땐 보이지도 않던 그곳에는 이름 모를 산소 3구가 정말 덩그러니 그렇게 있었습니다. 정말 쌩뚱 맞은곳에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묘소의 크기가 아닌 거의 맨땅에 가깝지만 듬성 듬성 잔디가 나고 약간의 볼록한 부분이 그나마 묘소인걸 알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부분이었으니 누가 봐도 선뜻 묘인가? 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저기 보이는 저 묘지 근처에 시체가 있었던거야? 왜 거기에서 하필 그런일이… 그럼 이곳 근처에 북한군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거자나… 그럼 어서 내려가자… 빨리 짐 다시 싸도록 해. 어서 내려가자….”

할머니의 다급한 목소리는 듣는 둥 마는 둥 허겁지겁 주먹밥을 입안으로 가져가는 정등이와 복분이의 행동에 갑자기 화가 치밀어 소리를 지르게 되었습니다.

“얘들이 정말!! 빨리 짐 안챙길래?” 그 때서야 게슴치레한 눈을 한 정등이가 오랜만에 입을 땝니다.

“형수님 .. 별걸 다 걱정하십니다. 지금은 대 낮이고 이렇게 한적한 곳에 북한군 놈들이 나올 수야 있겠습니까? 설사 나온다고 하더라도 제가 있잖습니까. 걱정 붙들어 메시라고요~”

믿음직 하진 않았지만…처음으로 야산으로 나물을 캐서 저녘상에 올리려던 할머니는 “그래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빨리 캐서 내려가면 아무 문제 없겠지…” 라는 생각으로 재빨리 호미를 찾아 바로 눈앞에 보이는 나무 밑 수풀 사이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할머니? 그 정등이라는 분 하고 복분인가? 뭔가 좀 이상한데? 아놔~ 난 저렇게 뭔가 있는듯한 말 하는 사람들 보면 섬뜩햐~ ㅠㅠ”

원…녀석. 별걸 다 겁내냐면서 제 머리를 한대 콕 쥐어 박았지요ㅠㅠ 콕 쥐어박은줄 알았던 그 작은 손에는 제 코만한 금반지 거기에 바둑알 만한 진주 -_-;; 워어어어ㅓㅓㅓㅓㅓㅓㅓㅓ 죽다 살았습니다.ㅋ

그렇게…우리 세 명은 아무 말도 없이 각자의 자리를 찾아가서 난 묵묵히 산나물들을 캐고 있었지. 근데 그 정등이와 복분이는 같은 방향에서 둘이 소근소근 대면서 간간히 웃음소리도 나더라고.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아무 생각없이 계속 나물을 캐다가 문득 떠오른게 하나 있었는데…그 죽었다는 두 남녀 과연 누가 첨에 발견한거지?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

그래서 뒤 쪽에서 계속 재잘거리는 방향으로 몸을 틀어 “그런데 그 두 남녀 말인………………” 분명히 방금까지 뒤에서 남녀가 쉴 새없이 떠들고 있었는데 몸을 돌려서 뒤의 광경을 본 할머니는 본인의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난 분명 주먹밥을 먹은 위치에서 산 아래 방향으로 내려오면서 나물을 캐고 있었는데 지금 내 바로 뒤에는 아까 밥먹으면서 봤던 그 낮은 높이의 묘소가 내 눈앞에 선명하게 펼쳐져 있는거야. 그 현상에 이미 할머니는 너무도 놀란 나머지 방금전 자기 뒷편에서 소근대던 남녀의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렸다는 거 조차도 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곧바로 큰소리를 소리를 쳤습니다 .
“정등아 ~~~~~~~~복분아~~~~~~~~~~~~~~~~”
              정~~등~~~아~~                  복~~~분 ~~~~아~~~~~  <– 나름메아리!ㅋ

하지만 주위에는 애초에 혼자 올라온 산이라기라도 한 듯, 낮은 메아리만 울려퍼지고… 곤충 조차도 인기척에 숨을 죽이게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일단 놀라지 않고 침착하게 다시 주위를 둘러 보고 내려갈 길을 찾아야겠단 생각에 주위를 천천히 둘러 보는 바로 그때!!!!!

할머니의 바로 맞은편 나무에서 그러니까 무덤을 등지고 마을쪽으로 우거지게 나있는 소나무인지는 모르겠지만 5m정도 되는 높은 나무의 중간에서 남자로 보이는 한 사람이 머리를 땅으로 향하여 거꾸로 나무를 타고 내려 오는것입니다.

순간 머리가 띵해진 할머니는 ..
“아아아악 !! 사람살려 !!! 정등아 ~~ 복분아 ~~~!!! “
비명소리를 지르며 제 자리에 풀썩 주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런 할머니를 비웃기라도 하듯 그 의문의 사내는 다시 나무를 거꾸로 타고 올라가는 것입니다…

‘푸다다다다닫닫다다닥 … 츄르르르르르르’ 온갖 요란한 소리를 내며 그 사람인지 귀신인지 모를 형체는 나무를 정말 빠른속도로 위아래로 수도 없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것입니다… 고개는 빳빳히 세워 정확히 할머니로 시선을 고정한채 계속하여…오르락 내리락…

할머니도 워낙에 귀신에 대한 두려움따윈 없으신 강인한 대한민국 여성인지라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 그 나무쪽으로 천천히 걸어 갔습니다. 가까이 다가가자 할머니는 이상하게 차가운 기운과 더 괴상한 냄새에 시선이 자연스럽게 나무 뿌리 쪽 그러니까 발밑쪽의 땅을 훑어 보게 되었습니다.

“악 !!!!!!!!!!” 단발마 비명소리와 함께 할머니는 뒤로 크게 넘어지시고 머리를 심하게 땅에 부딪히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할머니~ 왜? 왜? 아왜 ? 땅에 산삼같은거 있던거 아냐? 근데 뭐 재밌다고 그 이상한 혼령은 나무를 위아래로 왔다갔다 한대?”

할머니는 천천히 다시 말씀을 이어 가십니다 ..

내가 나무 가까이 다가갔을때 너무 이상한 냄새에 이끌려 밑을 쳐다 보니까. 거기엔 땅속에 몸이 다 묻혀지고 머리만 덩그러니 하늘을 향해 있는 다 썩어서 형체를 알아 볼 수 없는 시신이 한구가 보였어… 그래서 난 너무 놀라서 뒤로 넘어지고 아마도 수분을 정신을 차리지 못한거 같애…

“할머니…원래 사람들 무서운 이야기 하나씩은 다 갖고 있자나. 나 근데 지금 할머니가 이야기하는 이야기 아버지한테 대충 들어서 알고 있는거거든?… 근데 정말 무서워서 제대로 들어본적이 없어… 나 안들으면 안되? ㅠㅠㅠㅠㅠㅠㅠㅠ”

하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말씀을 이어 가십니다. 처음에 이야기 하기 싫다던 할머니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거의
성우처럼 이젠 적절한 몸짓까지 섞어 가시면서 이야기를 하시는 할머니 + _  + 쩌러 ! ㅋ

그렇게 잠시잠깐 놓았던 정신을 차리고 일어 나려고 하는데 정말 신기하게…… 나는 좀전의 그 묘소… 그것도 정가운데… 거기서 벌떡일어나고 있더라… 내가…

이부분을 말씀하시면서 드디어 할머니는 말씀을 더듬기 시작했고 눈가는 뭔가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것인지 점점 작아지는 눈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잠시 후 정등이와 복분이가 멀리서 수풀을 가르며 나를 부르면서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내쪽으로 걸어오는거야…
“아씨~~형수님~~ 거기서 뭐하세요 ??” 정말인지 너무 변화없는 표정에 그리고 전혀 놀라워 하지 않는 그 모습을 보고 할머니는 순간 울컥하고 서러워서 마구 소리 치게 됩니다.

“니네들 뭐야? 어? 어디갔었어? 어디 가면 간다고 말을해야지…”

또 한번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는 복분이가 먼저 말을 꺼냅니다.

“아씨!! 일단 그 묘소에서 내려오시죠?”

너무나도 냉랭한 말투에 순간 아랫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아~ 빨리 내려가야 겠다!’ 라는 생각이 먼저들 정도로 그 때의 복분이의 말은 냉소적이고 날카로왔습니다. 서러움에 눈물이 툭하고 건들기라도 한다면 마구 흐를정도로 맺혀 있는 할머니는 오히려 약간의 오기가 생겨서 다시 한번 두 아이들을 나무라기 시작합니다.

“난 처음 이산에 올라 왔는데 처음 올라와서 길도 잘 모르는데 불러도 대답도 안하고 어디갔었냐고 묻자나!! 어!! 정말 혼나 볼래?”

감정이 격해진 할머니는 약간의 비속어 까지 섞어 가면서 나무라고 있었습니다. 조용히 듣기만 하던 정등이가 고개는 내리깔고 눈만 치켜 뜨면서 한마디 합니다.

“저희도 나물캘때 형수님 찾았다고요… 몇번을 불러도 대답도 않하시고 묘소쪽의 소나무앞으로 엉금 엄금 기어가시길래 저희는 뭐 도라지라도 봤나 싶었습니다.”

할머니는, 그때 서야 머리를 탁 치면서

‘아 맞다. 아까 그 이상한 시체랑 그 이상한 혼령 있던 곳 그곳이 어디지? 그곳에 이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다시 한번 확인을 해볼까? 아니야…지금은 아니야…이것들 날 놀리려고 하는 심산인거 같은데… 빨리 여길 벗어나서 신랑이랑 어른들이랑 다시 와봐야겠어…’

이런생각을 하면서 정등이의 물음에는 대답도 않은 채 몸을 돌려 산아래쪽으로 내려 가려던 찰나 정확히는 아니지만 아주 조그만하게 정등이와 복분이의 대화 소리가 할머니의 귀를 의심스럽게 만들게 되었습니다 ….

“히히… 끝까지 자기가 본거에 대한 이야기는 않하네. 두고보자고 얼마나 가나…”
“히히히히히히 ….키키키키키키키키킼키키키키키키”

할머니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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