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관에서 만난 여자친구 이야기 Part1: 혼자 보던 영화 자리에서 시작된 뜨거운 로맨스
- 영화관에서 만난 여자친구 이야기 Part2: 예상치 못한 만남, 술 한잔으로 시작된 이야기
- 영화관에서 만난 여자친구 이야기 Part3: 재미와 긴장 속에 진행된 막창집에서 노래 무대와 진지했던 순간
- 영화관에서 만난 여자친구 이야기 Part4: 첫 데이트의 추억과 복잡한 감정을 한 잔의 술과 대화로 풀어낸 이야기
- 영화관에서 만난 여자친구 이야기 Part5(완결): 한 여름밤의 꿈처럼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
女 : 오빠 노래 잘 해요?
나 : 갑자기 왠 노래?
女 : 그냥ㅋ 노래 잘 하는 사람 멋있잖아요.
나 : 노래방 가고 싶어?ㅋ 이거 먹고 노래방 갈래?
女 : 아니요ㅎㅎ 노래방 가잔 소리가 아니라 그냥ㅋ 전 음치에요ㅠ
나 : 하하하;;; 서민정 같은?ㅋ
女 : 그 이상일수도…..ㅠ
ㅊㅈ가 노래 잘 하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말을듣고, 전 결심을 했습니다.
나름의 비장의 카드랄까요?ㅋ
나 : 막창 먹을줄 아니?
女 : 네??
주안에 ‘화륭’ 이라는 막창집이 있습니다.
80년대 대포집 처럼 꾸며놓은 곳인데, 통기타가 가게에 있고
예전엔 가끔 사장님이 직접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주기도 하고,
기타를 칠줄 아는 손님들이 직접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기도 합니다.
저는 꿍꿍이를 가지고 호프집에서 나와 막창집으로 향합니다.
굉장히 오랫만에가게 안을 들어서자 낮익은 얼굴이 저를 반깁니다.
?? : 야!! 너 되게 오랫만이다!!!
나 : 헤헤~ 누나 안녕하세요ㅋ
가게 사장님의 여동생.
이모나 아줌마라고 하기엔 너무 젊은 나이라 누나라고 부르는 부사장님입니다ㅋ
예전에 처음으로 발을 들였을때 통기타가 있는걸 보고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조용조용 불렀었는데,
가게 사람들과 손님들 반응이 너무좋아 즉석에서 어설픈 콘서트가 벌어졌고,
그 뒤로 누나는 제가 가게만 가면 기타를 쳐 달라곤 하십니다ㅋ
가게 누나 : 굉장히 오랫만에 왔네? 뭐하고 지냈어?
나 : 그냥 일때문에 너무 바빴어요ㅠ
가게 누나와 너무도 반갑게 안부인사를 주고받자 ㅊㅈ가 두리번 거리다 묻습니다.
女 : 오빠. 여기 자주오시나봐요? (소곤소곤)
나 : 예전엔 자주 왔는데 요즘엔 바빠서 잘 못왔어.
그렇게 말하고 있는 사이 누나가 기본 반찬과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참이슬 후레쉬와 콜라를 챙겨주십니다.
가게 누나 : 막창 세개 맞지?ㅋ
나 : 물론이죠!!ㅋ
가게 누나 : 근데 이분은 여자친구? 되게 이쁘다~
가게 누나의 갑작스러운 멘트에 ㅊㅈ와 저는 동시에 대답했습니다.
女 : 잘 어울려요?ㅎ
나 : 아니에요 여자친구는 무슨..;;;;;ㅋ
……….
잠시동안의 정적…..
아 난 왜 이렇게 등신같은 짓만 골라하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女 : 잘 어울려요?ㅎ
나 : 아니에요 여자친구는 무슨..;;;;;ㅋ
……..
1초가 10년같은 정적이 흘렀습니다ㅠㅠ
누나가 피식 하며 다시 일하러 가십니다. 뭔가 큰 사고를 친것 같아요.
난 왜 이리 센스가 부족한 걸까요.
나 : 음… 아… 어… 음… ;;;;;;;;
女 : 미안해요 오빠ㅋ 제가 장난쳐서.
나 : 아니… 그게 아니라. 난 네가 그냥 기분나빠할까봐서…ㅠ
女 : 뭐가 기분나빠요ㅋ 오빠 귀엽다ㅋㅋㅋㅋ
나 : 하하하;;; 귀엽긴… (귀가 없겠지…)
그렇게 대충 잘 수습하고 있으니 막창이 나옵니다.
불판위에 막창이 치이이익 소리를 내며 기똥차게 익어갑니다. (ㅋ ㅑ~~~)
막창을 이리저리 구우며 ㅊㅈ에게 묻습니다.
나 : 막창 먹어봤어?
女 : 아니요. 곱창만 먹어봤어요~ 곱창은 짱 좋아해요^^
나 : 막창 한번 맛들이면 곱창같은건 눈에도 안들어올걸ㅋ (못 먹는게 없구나-_-;;)
막창이 다 익고 ㅊㅈ가 한점 들어 맛을 보자 마음에 들었는지
맛있다며 계속 집어먹기 시작합니다. (늦바람이 무섭다더니ㄷㄷㄷ;;)
막창이 줄어갈수록 한잔 두잔 술잔도 비어갑니다.
ㅊㅈ가 문득 가게안을 두리번 거리더니 말합니다.
女 : 어? 여기 기타도 있어요. 오빠 기타칠줄 알아요?
나 : 응. 조금… (칠줄 알지 당빠. 그래서 널 여기로 데려왔거든ㅋㅋㅋ)
가게 누나 : 기타도 기타지만 노래는 또 얼마나잘하는데ㅋ
!!!!!!
뒤에서 누나가 기타를 가져다 주며 말합니다. (아 누나 타이밍 사랑해요ㅠ)
女 : 우와~ 오빠 노래 완전 잘하나보다!!
나 : ;;;;;;;; 아니 뭐 그정도는 아니고;;;;;;; (노래만 좀 해 노래만. 그게 내 유일한 필살기야ㅠ)
그렇게 제 손에 기타가 쥐어졌고,
가게에 두테이블 정도 있던 다른 손님들도 익숙한듯 같이 호응을 해주기 시작합니다.
ㅊㅈ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무언가 기대를 잔뜩 품고 나를바라봅니다.
나 : 좋아하는 노래 있어?
女 : 음… 갑자기 물어보니까 생각이 안나는데요^^;;;
속으로 외칩니다.
제발 아는노래, 아는노래.
ㅊㅈ가 무슨무슨 노래 좋아해요 했는데 내가 모르면 무척 민망한 상황이니까요ㅠ
女 : 음… 김동율 노래였는데.
나 : 취중진담?!!!! (브라보!!!!!!!!!1 90% 확신)
女 : 네 맞아요 그거 그거!!
속으로 만세를 외쳤죠.
대한민국 대 다수의 여성이 고해와 함께 남자에게 듣고싶다는 그 노래ㅠ
하지만 노래방에서 열나게 불러봐야 앵간히 잘 부르지 않는 이상 이뭐병 취급을 받는다는 그 노래ㅠ
평소에 연습해둔 보람이 있었습니다.
나 : 좀 못불러도 이해해줘.
전주로 반복코드를 치기 시작합니다.
가게 사람도, 손님도, ㅊㅈ도 저에게 집중합니다.
이 순간만큼은 제 시간인겁니다ㅠ
나 : 그래… 난 취했는 지도 몰라… ♬ 실수인지도 몰라… 아침이면… 까마득히… 기억이 안나…
불안해 할지도 몰라…♬
노래가 시작되고 살짝 ㅊㅈ를 보니 천천히 박자 박수를치며 알수 없는 미소로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솔로남 너 이자식. 조금만 힘내자ㅠ)
평소엔 잘만 부르던 노래도 ㅊㅈ앞이라서 그런지 굉장히 떨리더군요. (밴드해서 무대 경험도 있는놈이ㅠ)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노래가 끝나자 사람들이 박수를 쳐줍니다.
女 : 우와~ 오빠 노래 되게 잘해요!!!!! 완전 멋있어!!!
나 : 하하;;;; 고마워
하지만 끝이 아니라죠…
손님들과 가게 사람들이 앵콜을 외치기 시작했고,
전 ㅊㅈ의 눈치를 살핍니다.
女 : 더 불러줘요 더!! 나도 앵콜!!앵콜!!
나 : 하하;;;;;
머슥하게 내려놓았던 기타를 다시 잡습니다.
아마 그 때 일은 평생 잊을수 없는 기억중에 하나가 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몇곡의 노래가 끝나고.
많은 박수를 받으며 저만의 무대가 끝이 났습니다. (초반에는 긴장됬지만 점점 제가 막 신나서 놀음)
女 : 오빠 정말 멋있었어요ㅋ 안 힘드세요?
나 : 괜찮아ㅋ 잘 들었다니 다행이다ㅎ (담배를 끊어야 겠어. 숨이 차서 죽을것 같거든ㅠ)
女 : 다음에도 또 들려주세요.
나 : 물론이지. (평생 들려주고 싶다 아주)
女 : 약속했어요!!!
그렇게 대화를 조금 더 나누고 술잔을 더 기울이다가.
막창집도 대충 정리를 하고 나왔습니다.
그나저나 ㅊㅈ가 주량을 많이 넘어섰나봅니다.
두칸정도 되는 계단일 뿐인데 내려오며 ㅊㅈ가 휘청 하더군요.
서둘러 팔을 붙잡아주며 물었습니다.
나 : 괜찮아?
女 : 응 오빠. 고마워요. 나 많이 취했나봐^^;;;
나 : 어째 너무 많이 마신것 같아 보이더라. 집에 가자 데려다줄게.
그렇게 말하고 택시들 서는 곳까지 부축아닌 부축을 해주며 (터치가 거의 없는 매너 부축ㅠ)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대화가 끊겨 어색하더군요.
제가 말을 이었습니다.
나 : 오늘 참 오랫만에 재밌었던것 같아. 하하;;;
女 : ……..
나 : …….. (이 쒸ㅠ 뻘줌하게ㅠ)
그렇게 말이 먹히고 무안하게 있는데…
女 : 오빠……
나 : 응??
女 : 우리 술 한잔만 더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