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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황금기 초등학생때 학교에서 숭어회 만들어 먹은 썰
내 인생의 황금빛 피날레는 초딩때가 아니었나 싶다. 요즘 말로 ᄊᄀᄂᄀᄂ ᄇᄇᄇᄀ 이런 좆 논리로 사고를 치기 일쑤였는데, 한 번은 기술 가정 시간에 가정 요리인가? 무슨 팀별로 요리를 만든다고 했다.
4인 1조로 팀을 짜서 당일까지 의논해서 주제를 정하고 재료를 준비 하라고 했고, 보통 이런 팀별류의 매칭은 좆목 위주로 맺어지는 시스템이라서 나 또한 오성과 한음처럼 진득하게 붙어 다니던 부랄친구들이랑 팀을 결성했다. 네명이서 각자 책상을 도킹해서 메인 요리에 대해 토론을 하던 중에 특A급 병신 새끼 하나가 유사 아르키메데스처럼 그거! 그거!! 하면서 흥분하더라.
그러더니 기막힌 요리 주제가 떠올랐다면서 구구절절 설명을 해주더라.
본인이 아빠랑 낚시를 자주 가는데, 최근에 회 뜨는 방법을 배웠다면서 내일 요리 주제를 생선회로 하자고 하더라. 나는 솔직히 샌드위치나 햄버거같이 흔한 주제를 생각했는데, 역시 이 새끼는 태생부터 떡잎이 다르다는걸 새삼 느꼈다.
3명의 절친과 한식 대첩을 준비하다!!!
그리고 그날 수업을 마치고 각자 부모님한테 재료값을 받은 뒤에 고추 네 명이서 장을 봤다. 생선은 그나마 가격이 저렴했던 숭어로 샀는데, 무슨 크기가 팔뚝만 하더라. 근데 친구 놈은 숭어회로 모자랐는지 매운탕도 끓여 먹자면서 근처 마트로 들어가더니 양파랑 대파 같은 채소까지 사 오는게 아닌가.ㅋㅋㅋ
각자 역할을 분담해서 한껏 한식대첩을 준비 했는데, 나는 주방도구 담당이어서 버너랑 식기, 칼 같은 걸 챙겨갔다.
저놈들 재정신인가? 환멸의 시선을 뒤로하고 숭어회를 준비하는 초딩 어벤져스
1교시 부터 점심때 까지 재료를 손질하고 요리를 만드는 시간이었는데, 역시나 얼음 찜질하는 숭어를 본 선생님이랑 반 애들 표정에서 ‘저 새끼들 제 정신인가’ 하는 환멸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리고 회 뜨는 기술을 배웠다던 친구 놈이 숭어 비늘을 존나 벗기기 시작하는데, 비늘이 팝콘처럼 사방 팔방으로 튀기 시작했다. 주위에 있던 애들한테 욕 존나 처 먹었는데, 친구 놈도 눈치는 있었는지 숭어를 비닐봉투에 넣어서 손질하더라. 그 사이에 나랑 손 남는 애들은 도구 세팅하고 채소 손질을 하기 시작 했다.
우여곡절끝에 완성한 숭어회
1교시가 거의 다 끝나서야 우열곡절 끝에 숭어의 촉촉한 살빛을 볼 수 있었다. 절반은 회로 뜨고 절반은 매운탕 끓여 먹으려고 남겨 놨는데, 친구 놈이 회를 썰기 시작하니까 관심 종자 시선으로 쳐다보면 선생님은 어느샌가 우리 옆에 토템 박고 서서 구경하고 계셨다. 회가 보기 좋게 접시에 올려지고 나서 부터는 정신없이 먹었다.
